전열 재정비 러시아, 병력 3배로 늘려 돈바스 총공격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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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2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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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전 두달째를 앞두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양상이다. 러시아군이 ‘동부 완전 장악’으로 기존 군사 목표를 변경함에 따라 돈바스 지역 일대 군사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해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새로운 공격’을 단행하기에 앞서 수도 키이우 인근에 주둔해있던 군 병력을 동부 전선으로 끌어모으는 중이다. 병력 보강을 위해 자국민 예비군 총동원에 나선 데 이어 6만여명 병사를 신규 채용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서방은 돈바스 지역 내 러시아군의 병력 규모가 기존 대비 최대 3배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미러 등에 따르면 서방 한 고위 관계자는 11일(현지시간) 취재진에 “러시아가 돈바스 군 병력을 2~3배 늘릴 것”이라며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할 첫 컨트롤 타워도 갖게 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후 알렉산드로 드보르니코프 러시아 남부군 사령관을 총야전사령관을 임명했다고 외신들은 지난 9일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 중에서도 북부 하르키우주 이지움시를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이곳은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도네츠크주 슬라반스크시로 가는 길목이라 전략적 요충지로 통한다. 동부 전투가 본격화되면 이곳에서 최대 격전이 예상된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새로운 공세를 펼치기 위해 이지움 북부 지역으로 병사들을 태운 군용 차량과 장갑차, 포병부대 등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돈바스 집중 공세를 위해 병력을 재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병력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전초 키이우 함락을 목표로 고전했던 러시아가 돈바스 내전으로 익숙한 동부 지역에서 전략적으로 총공세를 펼침에 따라 전쟁 후반부로 갈수록 전력을 회복해 공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군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도네츠크·루한스크 일부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면서 이 지역에서 내전을 펼친 이력이 있다.

영국 소재 갈등연구조사센터(CSRC) 키어 자일스는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는 무척 익숙한 지형에서 군사작전을 펼치게 된다”며 “러시아군은 초기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였던 작전에서의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츠스테판 가디 영국 싱크탱크 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수백 대 탱크와 전투차량이 맞붙는 대규모 전투가 될 것이다. 이는 극도로 잔인할 것”이라며 “군사작전 범위는 이 지역에서 이전에 보아왔던 것들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동부를 완전 장악하기 위한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프레드릭 케이건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정예군은 재정비에 수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러시아는 병력을 그냥 전투에 밀어 넣는 것 같다”며 “러시아군 병력은 북부에서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고 사기는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역시 러시아군이 기존 병력의 2~3배 규모를 확보하려면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로이터통신·CNN은 이같이 투입된 신규 병력이 얼마나 훈련을 받고 전투에 투입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기후·환경적 요인에 따른 이동 문제는 러시아군에게는 또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건 연구원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신속하게 병참 수송을 위해 철도나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다. 아울러 비포장도로는 계절 변화에 따라 날이 따뜻해지고 봄비가 내리면서 진흙탕으로 변모함에 따라 이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쟁이 전쟁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상은 교착국면에 접어들었다.

러시아는 개전초 평화협상 결과에 따라 종전될 여지가 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장을 뒤집고 협상 진행과 무관하게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양측이 협상하더라도 군사작전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제안에 답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신하게 되면서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다음 회담이 진행되더라도 어떠한 군사적 행동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비디오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련 노의 조차 중단할 수 있는 막강한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제는 러시아 측으로부터 대량살상무기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나오지 않은 정도의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며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는 필수적이다. 석유 수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새로운 제재는 러시아가 코웃음만 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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