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소녀들, 러軍 성폭행 피하려 ‘눈물의 숏컷’…“눈에 안 띄게”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8일 11시 42분


코멘트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는 증거가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소녀들이 성범죄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ITV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이반키우의 마리나 베샤스트나 부시장은 러시아군이 지역을 점령한 35일 동안 마을 소녀들이 겪은 트라우마에 관해 언급했다.

베샤스트나 부시장은 “마을에서 15세와 16세 자매가 러시아군에게 성폭행 당했다”며 “당시 러시아군은 지하실에 있는 소녀들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을 접한 마을 소녀들은 일제히 머리를 짧게 자르기 시작했다”며 “러시아군에게 조금이라도 덜 매력적으로 보여서 눈에 띄지 않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리나 베샤스트나 이반키우 부시장이 러시아군이 마을 여성들을 성폭행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ITV 보도화면 캡처
마리나 베샤스트나 이반키우 부시장이 러시아군이 마을 여성들을 성폭행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ITV 보도화면 캡처
이반키우는 전쟁이 개시된 초기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됐으며, 약 35일 만인 지난 2일 우크라이나군에 탈환됐다. 러시아군 퇴각 후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성폭행 피해 사실 등을 제보하기 시작했다.

나치 문양이 새겨진 채 살해당한 여성의 사진도 공개돼 공분을 샀다. 우크라이나 홀로스당 소속 하원의원 레시아 바실렌코는 지난 4일 트위터에 “강간당하고 살해된 여성의 시신”이라며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여성의 배에는 나치 독일군의 상징 스바스티카(Swastika‧만(卍)자 무늬)가 붉게 새겨져 있다. 바실렌코 의원은 러시아 남성들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어린이를 포함해 수천 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팔다리 절단 등의 고문을 자행한 것은 물론, 여성들을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에게 저지른 ‘잔혹한 폭력의 증거’를 발견했다”며 “이는 전쟁 범죄로 조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간당하고 살해된 여성의 시신”이라며 우크라이나 의원 레시아 바실렌코가 4일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 트위터
“강간당하고 살해된 여성의 시신”이라며 우크라이나 의원 레시아 바실렌코가 4일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 트위터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