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 ‘반전’ 외쳤던 러 방송국 직원, 신변 안전 우려

  • 뉴시스

러시아 국영방송 생방송 도중 ‘반전’을 외쳤던 방송국 직원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폴리티코는 15일(현지시간) 이 방송국 직원 마리아 옵샨니코바의 행방에 심각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옵샨니코바는 사건 직후 러시아 경찰에 체포돼 모스크바 경찰서로 연행됐다. 타스통신 등 외신들은 그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까지 보도했는데 이후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자국 내 반전 시위대를 잡아 들이고 반전 목소리를 내는 것을 강력하게 탄압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의회는 전쟁에서 ‘가짜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 등에 대해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할 수 있다는 법을 통과시켰다.

타스 통신은 ‘러시아 연방군의 명예를 훼손하는 공공 행위’를 금지한 법에 따라 그가 기소될 수 있다고 보도한 상태다.

러시아 국영 ‘채널원’의 편집자인 옵샨니코바는 전날 뉴스 생방송 중 ‘전쟁 반대’ 글자가 적힌 종이를 들고 난입했다.

종이엔 ‘전쟁 반대’(NO WAR), 전쟁을 멈춰라. 선전·선동을 믿지 마라. 그들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적혔다. 맨 아랫줄엔 영어로 ”러시아인들은 전쟁에 반대한다“고 썼다.

그는 또 ”전쟁 반대! 전쟁을 멈추라!“고 외쳤고 직후 방송은 녹화된 화면으로 넘어갔다.

생방송 시위 전 미리 만들어뒀던 동영상에선 우크라이나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의 딸이라고 밝히면서 ”불행하게도 지난 몇 년 간 ‘채널원’에서 크렘린궁의 선전을 도왔다. 부끄럽다“며 ”TV에서 거짓말을 한 것과 러시아인들을 좀비로 만든 것이 부끄럽다“고 한탄했다.

이어 현재의 사태가 러시아 정권의 2014년 크름반도 강제 합병,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에 침묵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러시아 시민들에게 겁내지 말고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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