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러에 경제적 지원 지시” 서방과 엇갈린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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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침공에 대한 입장은 유보… 밀 수입 허용-천연가스 수입 확대”
美 “러 제재 비협조땐 中도 제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강력한 경제 제재에 나선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에 협조하지 않으면 중국도 제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입장이나 태도 표명을 유보하면서도 미국과 유럽의 제재와 관련해 러시아를 지원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 주석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당분간 태도를 표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히며 “위법한 미국 영국의 제재 아래 있는 러시아를 경제, 무역에서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그는 또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연구하라는 명령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은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돕기 위해 과거 제한된 지역에만 허용했던 러시아산 물자 밀수입을 전면 허용했고 천연가스 수입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반면 WSJ에 따르면 미 국무부 당국자들은 미국이 단행한 대러시아 수출 통제에서 중국 기업과 은행들이 러시아를 도울 경우 중국도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제재 적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제재를 자세히 지켜보면서 향후 이 같은 제재가 중국에 적용될 경우 극복할 방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20년 홍콩 민주화 요구를 틀어막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제정할 당시 미국 등으로부터 국제금융결제망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홍콩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 중국은 달러를 통한 국제 결제가 모두 차단되는 이 제재를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도우면서 달러 패권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SWIFT 영향을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위안화 확대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러시아#경제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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