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진정성 의혹만 더 키워”…獨 총리, 미독 정상회담서 ‘눈치보기’ 진땀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9일 0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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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 속 미국과 독일 정상이 만나 일치된 대응을 약속했다. 그러나 숄츠 총리는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2’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아끼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가진 뒤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측) 군사행동이 있을 경우 ‘필요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존재하며, 우리는 이런 사실에 대해 침묵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배치된 러시아군의 수는 유럽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함께 행동해야할 중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과 미국은 동맹국 그리고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와 선의의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공동 행동으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 나토 역시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NYT는 동맹 진정성 의심을 해소하기 위해 백악관에 방문한 숄츠 총리가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노르트스트림2 ’이란 이름조차 언급하길 꺼려했다고 분석했다.

그간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우려의 목소리를 보태왔으나 정작 러시아의 제재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독일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시행되면 독일 경제 역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NYT는 이날 숄츠 총리의 모호한 발언에 주목하면서 “독일이 경제적 타격에 영향을 미칠 제재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면서 “독일은 천연가스 수입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원자력과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가스 의존도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지속될 것이며, 심지어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을 내놓았다.

숄츠 총리의 모호성을 지적한 것은 NYT 뿐만이 아니다. 독일 일간지인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총리의 방미 정상회담을 보도하면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파이프라인”이라고 비꼬았다.

유럽 외교위원회의 야나 푸글리에린 선임 연구원도 “코미디다. 결정적 순간이 되면 파이프라인은 없을 것”이라면서 “숄츠 총리는 파이프라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진정성) 의혹을 해소하기는 커녕 키우기만 했다. 그는 불필요한 상황을 연출하면서 매우 현실적인 문제를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사태 이후 2019년 우크라이나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또 다시 밀어붙이자 러시아는 끝내 접경지역에 병력 10만 명 이상을 배치, 침공 위협으로 맞서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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