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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보 밧줄’ 매고 요양원 탈출하던 伊노인 사망

입력 2022-01-24 16:28업데이트 2022-01-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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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을 탈출하다 숨진 노인이 발견된 외벽을 수사관들이 살펴보고 있다. 더선
이탈리아의 한 요양원 창밖에서 90대 노인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평소 활동적이던 노인이 면회가 금지된 곳에서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라는 증언을 토대로 당국은 그가 요양원을 탈출하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더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 주의 한 요양원에 머물던 마리오 피노티(91)가 지난 19일 오전 6시 30분경 건물 1층과 2층 사이 공중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인 요양원 근무자들에 따르면 노인의 허리에는 침대보를 엮어 만든 밧줄이 매어진 상태였다.

수사 당국은 그가 2층 방에서 밧줄을 이용해 창문 밖으로 탈출하려다 발을 헛디뎌 콘크리트 벽에 머리와 가슴을 부딪힌 것으로 추정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뇌와 폐 손상이 직접적 사망 원인”이라며 “침대보가 노인의 허리를 조이면서 폐에 심각한 손상을 불러왔고, 이것이 가장 유력한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요양원 원장은 노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마리오는) 건강했고 퇴행성 질환도 없었다. 심리적으로도 안정적이었다. 지난주 조카와의 영상통화에서도 평온한 심리 상태를 보여줬다”고 했다. 실제로 사고가 나기 전 마리오는 조카와의 통화에서 “난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노인은 지난해 3월 요양원에 입소했다. 미혼인 그가 90대라는 고령의 나이에 접어들어 홀로 생활하는 게 힘들어지자 부득이 요양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가족과 친지 등의 면회가 불가해 외로웠을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졌다. 전문가들도 그가 우울증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평소 그와 친분이 있던 피엘루이지 모스카 시장은 “(미라오는) 활동적인 사람으로, 정치적 의견을 밝히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요양원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직계)가족 없는 노인이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사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원 관계자는 “마리오가 살았던 자택이 근처에 있었고, 그가 아마 그곳에 가려고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도 “간병인과 간호사가 가족과 친구를 대신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마리오는 사람이 그리웠을 것”이라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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