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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BBC 수신료 2028년 폐지될듯…英정부 “공영방송 시대 끝났다”

입력 2022-01-17 13:00업데이트 2022-01-1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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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홈페이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초 영국 공영방송사 BBC가 수신료를 폐지할 전망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일요판 ‘메일 온 선데이’는 16일(현지 시간) “정부가 BBC 수신료를 2년간 동결하고 2028년부터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나딘 도리스 영국 문화부 장관은 이날 보도 후 트위터에 “이번 수신료 관련 발표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노인들이 (수신료 미납 때문에) 징역형을 받거나 (수신료를 내라고) 집행관들이 문을 두드리는 시절은 끝났다”고 적었다. 그는 “영국의 훌륭한 콘텐츠를 지원하고 판매할 새로운 자금조달 방안을 찾을 때”라고 덧붙였다.

특히 도리스 장관의 측근은 “이번이 BBC 수신료 관련 마지막 협상이 될 것이다. 공영방송의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BBC 수신료는 올해 4월부터 2년간 기존의 159파운드(약 26만 원)로 동결되고 왕실 칙령이 보장한 최소 존립 기간인 2027년 12월 31일 이후부터는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그동안 영국의 모든 국민은 가구당 매년 159파운드의 수신료를 내왔다. 그 결과 BBC는 연간 32억 파운드(약 5조2200억 원)에 달하는 수입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이번 동결로 BBC 예산은 20억 파운드(약 3조2600억 원) 줄어들 예정이다. 가디언은 “BBC는 유료 구독으로 전환, 일부 민영화 등 수신료가 폐지되는 2027년 이후 시행할 새 경영 모델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BBC 수신료 제도에 대한 논의는 과거부터 이어져 왔지만 최근 영국 물가가 급등하면서 정부의 예산 삭감 압박이 커진 것이 폐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메일 온 선데이는 “에너지 요금 상승과 세금 인상으로 국민들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일부 BBC 프로그램 제작비는 두 배나 올랐다”고 전했다. 도리스 장관 측은 “주로 유튜브, 넷플릭스를 소비하는 젊은층을 비롯해 열심히 살아가는 가정과 연금 수령자에게 BBC 수신료를 더는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으로 사임 위기에 몰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의원들을 달래기 위한 BBC 수신료 카드를 꺼냈다는 의견도 나온다. 더 타임스는 “(수신료 동결은) 총리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는 의원들을 달래기 위한 미끼”라며 “BBC를 시작으로 영국 정부는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추가 정책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BBC는 최근 존슨 총리에 비판적인 보도로 미운 털이 박혀 있는 상태였다. BBC는 존슨 총리가 12일 하원에 출석해 봉쇄 중 술파티를 연 것에 대해 사과했을 때도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실제 존슨 총리가 BBC의 보도에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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