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결제 중단된 미얀마, 中위안화 공식통화로 사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6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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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미국의 경제 제재로 달러 결제가 중단된 미얀마가 달러 대신 중국 위안화를 공식 결제 통화로 사용하기로 했다. 미얀마의 경제위기 탈피 전략과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미얀마의 국경 무역에서 위안화를 공식 결제 통화로 사용키로 했으며, 시범적으로 20억 위안(약 3714억 원)을 목표 결제 금액으로 정했다”고 전했다. 20억 위안은 양국 국경 교역액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제재로 달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경제 붕괴에 직면한 미얀마가 위안화 결제를 통해 탈출구를 모색한 것”이라고 전했다.

위안화 국제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은 반색했다. 그 동안 ‘달러 장벽’에 가로 막혀 위안화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미국의 제재로 빈틈이 생긴 미얀마를 적극 공략한 것이 성공한 셈이다. 중국은 미얀마와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가 처음 이뤄지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 미얀마 중앙은행과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기념행사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룽(周戎) 중국 런민대 금융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위안화는 인플레이션, 일자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얀마 국민들에게 즉각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이 달러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행태에 제동을 거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 군부는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뒤 현재 정권을 장악한 상태다. 이달 초에는 미얀마 군사법원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쿠데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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