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간 핵폭탄 20개 만들 우라늄 생산능력…기존 추정치 3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5일 1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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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정련 시설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구글 어스 캡처) © 뉴스1
북한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정련 시설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구글 어스 캡처) © 뉴스1
북한이 매년 20개 이상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우라늄 생산 능력을 갖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는 최근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내놨다.

CISAC는 황해도 평산 지역에 있는 우라늄 광산 단지의 시설과 장비를 위성사진으로 분석하고 2017~2020년 삼림 벌채 수준 등 토지 이용의 변화 양상을 추적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원래 북한의 연간 우라늄 광석 채굴량이 3만 t이지만 실제 채굴 역량은 최대 36만 t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북한이 연간 최대 34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얻을 수 있는 옐로케이크(우라늄 광석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농축 원료)를 처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매년 핵폭탄 20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미군은 북한이 1년에 6개 정도의 핵폭탄 제조 역량을 갖췄다고 추정해 왔다.

보고서 저자는 “북한은 자신들이 가진 역량의 10분의 1 또는 20분의 1만을 사용하고 있다”며 “왜 그러는지가 큰 의문점”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북한이 옐로케이크 처리량을 늘리더라도 영변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 역량이 제한돼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다만 연구진은 자신들의 분석이 위성사진에만 의존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현 대북 제재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히며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 완화를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것에 대해 “우리는 대북 제재 체제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게 제재 의무를 준수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대북 제재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유엔에 제출한 상태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언급은 이런 제재 완화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북한과 지속적이고 진지한 외교를 계속 추구한다”면서 “북한이 도발을 삼가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의 목표는 여러 번 밝힌 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북한 등 특정 정부와 근본적인 이견이 있을 때도 그 나라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고려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우려한다”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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