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EU, 중국의 더러운 철강 제한할 것”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11-01 13:14수정 2021-11-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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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글로벌 공급망 정상회의와 양자 정상회담에서 잇따라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팬데믹 여파로 인한 물류대란과 전략물품의 공급 부족 문제에 대응하며 동맹,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다지는 자리이지만 곳곳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한 견제 의도가 드러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31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분쟁을 끝내는 내용에 합의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같은 국가의 더러운 철강(dirty steel)의 시장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시장에 철강을 덤핑해 우리 노동들에게 타격을 안기고 우리 산업과 환경에 해를 준 국가들에 맞설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럽을 비롯한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뒤 EU가 강하게 반발,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면서 무역 분쟁을 이어왔다. 이날 합의는 3년 넘게 지속됐던 관세 분쟁을 마무리하면서 중국산 철강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전선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특히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탄소배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의 수입을 허용하는 협상을 2024년까지 EU와 진행하기로 했다. 생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중국산 철강에 ‘더럽다’는 원색적 표현을 쓰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배제시키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에 대해 “실망했다”며 “중국이 하지 않은 것, 러시아가 하지 않은 것, 사우디아라비아가 하지 않은 것에 계속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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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앞서 한국을 비롯한 14개국 정상들을 모아 직접 주재한 글로벌 공급망 정상회의에서도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실패할 수 있는 하나의 소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공급망을 다변화시켜야 한다”고 했고, “정부와 민간이 (물자) 부족 현상을 더 잘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랜섬웨어와 같은 사이버 범죄 공격을 포함한 위협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공급망이 강제 노동과 아동 노동으로부터 자유롭고, 노동자의 존엄성과 목소리를 지원하며, 우리의 기후 목표에 부합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발언에서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이버 범죄, 강제노동 등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공격해온 사안이다. 더구나 중국을 제외한 동맹, 파트너 국가들을 모아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머리를 맞댄 것 자체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행보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정상회의에는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싱가포르, 인도, 캐나다 정상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품과 원료 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 비축물자를 방출할 권한을 국방부에 위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군이 비축해놓은 광물 자원 등을 풀어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이 정상회의 후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통관 절차와 규제를 완화하고, 멕시코와 중남미 국가들에게 이를 위한 기술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통관 절차 간소화 작업에 필요한 해외 국가들의 자금 지원에도 나선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을 주축으로 공급망 복원력 강화를 위한 정상회담을 개최할 방침이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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