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노동 73% 여전히 여성 몫… 84세 돼야 ‘은퇴’

  • 동아일보

청소-음식 준비-육아 등 가치 분석
남성 참여 5년새 35% 늘었지만
30대 후반 남녀 격차 7배 넘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26 서울 베이비&키즈 페어_Spring에서 관람객들이 육아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5.21 뉴스1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26 서울 베이비&키즈 페어_Spring에서 관람객들이 육아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5.21 뉴스1
남성의 가사 노동 참여가 늘고 있지만 집안일과 돌봄의 70% 이상은 여전히 여성이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양육 등으로 가사 부담이 커지는 30대 후반 남녀 간 가사 노동 격차는 7배 넘게 벌어졌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국민시간이전계정’에 따르면 국내 무급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2024년 기준 58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시간이전계정은 청소, 음식 준비, 자녀 돌봄처럼 국내총생산(GDP)에 포함되지 않는 가사 노동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무급 가사 노동 생산액은 425조8000억 원으로 전체의 73.1%에 달한다. 남성은 156조6000억 원으로 여성의 36.8% 수준이다. 전체 가사 노동 생산액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76.2%)보다 3.0%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70%를 웃돈다.

가족에게 제공한 가사 노동 가치가 제공받은 가치보다 많으면 흑자, 반대면 적자로 본다. 남성은 32세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해 44세에 적자로 돌아섰지만, 여성은 26세부터 흑자로 진입한 뒤 84세가 돼서야 적자로 전환했다. 집안일이 유급 노동이라면 여성은 26세부터 돈을 벌기 시작해 84세가 돼서야 은퇴하는 셈이다.

가사 부담이 가장 큰 시기의 격차는 더욱 컸다. 남성의 1인당 가사 노동 흑자액은 38세 때 250만 원으로 가장 컸지만, 여성은 39세 때 1919만 원까지 늘었다. 육아 등으로 가사 부담이 가장 큰 시기에 여성이 남성보다 7.7배 많은 가사 노동을 떠안은 셈이다.

다만 남성의 가사 노동 참여는 증가하는 추세다. 남성의 가사 노동 생산액은 5년 전보다 35.3% 늘면서 여성 증가율(15.2%)을 크게 웃돌았다.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년층의 가사 노동도 늘고 있다. 노년층은 2024년 138조 원어치의 가사 노동을 제공하고 129조7000억 원어치를 받았다. 받은 집안일과 돌봄보다 해준 가사 노동이 8조 원 이상 더 많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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