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CSO “미국 사이버 안보는 유치원 수준…이미 중국에게 패해”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10-11 15:43수정 2021-10-1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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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의 전직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CSO) 니컬러스 셰일런(37)이 “미국과 중국의 사이버전은 이미 중국의 승리로 끝났다”고 주장하며 미국 정부의 대응 역량 부족과 이를 야기한 관료주의를 질타했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사임한 셰일런은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미 일부 부처의 사이버 방어는 유치원 수준”이라며 “우리는 향후 15~20년 내에 중국과 경쟁할 기회조차 없다. 경쟁은 이미 끝났다는 게 나의 판단”이라고 질타했다. 자신이 사임한 이유 또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며 “미군 내 기술적 전환의 속도가 너무 느린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셰일런은 “중국은 인공지능(AI)과 기계 학습, 사이버 역량에서 진전을 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지배력을 가지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투자하고 있는 이런 신기술들이 미국이 보유한 F-35 전투기 같은 하드웨어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우리가 관료주의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는 사이 우리의 적은 훨씬 앞에 나아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구글 등 미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대해서도 “AI 분야에서 국방부와 협력하기를 꺼리고 있으며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를 주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기업들은 당국과 협력하면서 AI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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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런은 사임 당시 서한에서도 사이버 분야에 대한 국방부의 자금 모집 부족, 느린 일처리 속도, 경험 부재 등을 지적했다. 특히 관료주의로 인해 낭비되는 시간을 비판하며 “우리의 핵심적 인프라 구축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조만간 의회 증언을 하기로 했다. 프랑스 태생인 셰일런은 2016년 미 시민권을 딴 뒤 미 공군 소속으로 국방부의 사이버 보안 혁신 작업에 참여했다. 국방부 근무 전 국토안보부 사이버 보안 특별고문 등으로도 근무했다.

친강(秦剛)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최근 중국 전담 조직인 ‘차이나미션센터’를 신설한 것에 대해 “(영화) 007 같은 냉전 시나리오라면 할리우드에 넘겨라”며 반발했다. 11일 주미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친 대사는 8일 펑황(鳳凰) 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21세기 미국의 가장 큰 지정학적 위협’이라고 한 윌리엄 번스 CIA 국장에 대해 “심각한 오해와 오판”이라며 “미국의 어떤 사람들은 자꾸 제임스 본드(007 시리즈 주인공)를 자처한다”고 비꼬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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