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 비행기 4대 보낸 日, 1명 구출로 사실상 종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9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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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자위대 수송기를 파견해 자국민 및 일본을 도왔던 아프간인을 대피시키기로 했지만 29일까지 구조된 사람이 불과 1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목표치인 500여 명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여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을 장악한 후 자위대 수송기 3대, 정부 전용기 1대 등 총 4대의 비행기를 아프간에 보냈다. 27일 50대 일본인 통신원 1명이 자위대 수송기로 아프간을 떠났을 뿐 나머지 아프간 내 일본인과 현지 협력자들이 탈레반의 공포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에는 아프간인 14명이 자위대 수송기에 탑승해 파키스탄으로 대피했으나 이는 미군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일본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무부처인 방위성은 이번 구조 작업을 ①구조 대상자의 카불 공항 이동 ②본인 확인 ③아프간 탈출 ④일본으로 수송 ⑤일본 입국 등 5단계로 나눠서 대응했다. 그러나 1단계부터 막혔다. 군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자위대는 자위대법에 의해 카불 공항 등 미군에 의해 안전이 유지되는 장소에서만 활동할 수 있다. 탈레반이 점령한 카불 시가지에 접근할 수 없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자력으로 카불 국제공항까지 오지 못해 자위대 수송기에 탑승하지 못했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버스로 아프간인 390명을 카불 공항까지 이송시킨 우리 정부의 ‘미라클’ 작전처럼 일본 정부도 26일 10여 대의 버스를 준비했으나 이날 오전 또 다른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로 작전이 이뤄지지 못했다.

17일 카불 주재 일본대사관 직원들이 먼저 탈출한 것도 졸속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수송기를 이웃 파키스탄에 대기시켜 상황이 호전되면 구출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카불 공항 내 대피지원 요원이 27일 모두 철수해 추가 구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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