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인연’ 카터 부부, 결혼 75주년…“이견 남긴채 잠들지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5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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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부부. AP
카터 부부. AP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96)과 부인 로잘린 여사(93)가 결혼 75주년을 맞는다.

4일(현지 시간)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 부부는 7일 자신들의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일부 가까운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결혼기념식을 올릴 예정이다.

두 사람은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래 결혼 생활을 한 대통령 부부다. 그 뒤를 73년 간 결혼 생활을 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과 바버라 여사가 잇고 있다. 바버라 여사는 2018년 4월 92세의 나이로 별세했고, 부시 전 대통령도 같은 해 94세로 세상을 떴다. 카터 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오래 생존한 기록도 매일 쓰고 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카터 전 대통령이 세 살, 로잘린 여사가 생후 하루였을 때라고 한다. 카터 전 대통령이 갓난아기를 돌보는 간호사였던 어머니를 따라 이웃집에서 로잘린 여사를 보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카터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루스의 소개로 만나 1946년 7월 플레인스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카터 전 대통령이 21세, 로잘린 여사가 18세였을 때다.

당시 로잘린 여사는 친구 루스의 집을 갔다가 루스의 방에 걸려있는 카터 전 대통령의 사진을 보고 한 눈에 반했다고 한다. 카터 전 대통령도 그와 첫 데이트를 한 뒤 어머니에게 “로잘린과 결혼하겠다”고 했다. 나중에 대통령직에서 퇴임 후 카터 대통령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 대통령으로서의 각종 정책 결정이 아니라 로잘린과 만나 결혼한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카터 전 대통령과 로잘린 여사는 결혼 75주년을 기념해 AP통신과 진행한 공동 인터뷰에서 오랜 부부 생활의 비법을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매일 부부 간에 화해와 소통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뭔가 둘 사이에 이견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그날 잠을 자지 않았다”고 했다. 로잘린 여사는 “지미와 나는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항상 찾았다”면서 공통의 관심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로잘린 여사와의 결혼 생활을 “완전한 파트너십이었다”고 평가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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