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이례적 외신 공개…美 “유엔결의안 위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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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4일 1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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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일요일이었던 지난 21일 2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이 외신을 통해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은 아니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도 “북한 정부는 달라진 게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 “北, 지난 주말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 발사” : 북한이 지난 주말 여러 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잇따라 보도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이 아닌 순항 미사일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래 첫 미사일 발사라는 점과 미국 당국자가 국외에서 정보 수집을 통해 확인한 후 미국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외신을 통해 사후에 알려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은 한국의 합참 발표로 먼저 공개되고, 이어 북한도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이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발사 사실은 미 당국자가 해외에서 정보 수집 중에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한미 양국이 이를 사전에 탐지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北 미사일 발사,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첫 도전” : 외신들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첫 노골적인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한미 방위군 합동 훈련과 미국 외교·국방 수장의 방한 직후 이뤄졌다. 한미 양국은 지난 3월8~17일 한미 방위군 훈련을 펼쳤고, 지난 18일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정의용 외교장관과 서욱 국방장관을 만나 외교·국방 장관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회의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는데, 불과 며칠 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명백히 한국과 미국 모두를 자극하고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다만 북한이 이번 발사한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저공비행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은 미국의 우주 기반 적외선센서를 통해 부스터 점화 후 쉽게 포착할 수 있지만 한국의 육·해상 기반 센서에선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 역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안에 포함되지 않는 ‘낮은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바이든 “크게 달라진 것 없어” : 미국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도 ‘북한은 달라진 게 없다’는 냉소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다양한 무기 시스템을 시험하는 ‘일반적인 관례’라며 이번 발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북한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배웠다”고 다소 냉소적으로 말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심각한 일은 아니지만 미국과 한국을 도발하는 북한의 행태를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가 거의 완료됐다”며 은근한 압박을 가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다음 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실장이 참여하는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가 거의 완료됐으며, 마지막 검토 단계에서 한국과 일본의 안보실장과 회의를 갖고 이를 논의한다는 게 미 정부 측의 설명이다.

미국이 새 대북정책을 통해 북한에 고삐를 조일지, 혹은 일부 제재를 완화해 숨통을 조금 틔우게 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은 무척 낮다는 게 미 언론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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