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평생 살찌지 않겠습니다” 각서 내민 아빠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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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10일 2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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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녀를 학대해온 라시드 카들라(왼쪽)과 딸 아미라. 메트로 홈페이지 캡처
세 자녀를 학대해온 라시드 카들라(왼쪽)과 딸 아미라. 메트로 홈페이지 캡처
딸에게 ‘절대 뚱뚱해지지 않겠다’는 계약서에 서명을 강요하고 매일 딸의 몸무게를 잰 남성이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9일(현지시간) 메트로에 따르면 영국 버크셔주 윈저 출신의 라시드 카들라(56·남)는 아동학대와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라시드는 세 자녀를 지속적으로 학대해왔다. 딸 아미라(23)는 “평소 몸매에 집착했던 아버지가 ‘나 아미라 카들라는 절대 뚱뚱해지지 않겠다. 죽을 때까지 살찌지 않도록 운동을 많이 하겠다’라고 쓰인 문서에 서명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아미라에 따르면 라시드는 딸이 입을 옷과 만나는 사람, 텔레비전 채널까지 통제했다. 또 숟가락으로 체벌을 일삼았으며 주먹으로 팔과 가슴을 때린 적도 있다. 실제로 아미라의 귀 뒤에는 9살 때 라시드가 던진 의자에 맞아 생긴 혹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왼쪽부터 라시드의 막내아들 히참, 딸 아미라, 아내 사라, 장남 카림. 메트로 홈페이지 캡처
왼쪽부터 라시드의 막내아들 히참, 딸 아미라, 아내 사라, 장남 카림. 메트로 홈페이지 캡처

장남 카림(26)은 “15살 때 아버지에게 머리를 세게 얻어맞고 넘어진 적이 있다”면서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간 뒤 가족과 연을 끊었다고 밝혔다. 막내아들 히참(18)도 “집안일을 너무 느리게 한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5~10초 동안 내 목을 졸랐다”고 했다.

라시드의 학대는 히참이 아버지에게 목이 졸린 사실을 어머니와 학교 친구들에게 털어놓으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히참의 선생님이 가정폭력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이날 저녁 라시드는 체포됐다.

법정에서 라시드는 “딸 아미라의 귀 부상은 축구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학대를 부인했다. 막내아들에 대해서도 “침대에 걸려 넘어진 히참을 붙잡으려다 벌어진 일”이라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하지만 라시드와 27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해온 아내 사라는 “성격이 급한 남편은 아이들에게 이유 없이 화를 내곤 했다”고 밝히며 자녀의 편에 섰다.

검사는 세 자녀가 진술한 내용이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해 배심원단에 라시드의 아동학대와 폭행 혐의를 주장했다.

이들의 법정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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