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궁, 마클 폭탄발언 성명…“사적으로 다룰 문제”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10일 0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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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왕세자는 공식 일정 소화
인터뷰 관련 질문에 답 안 해

영국 버킹엄궁이 해리 왕자·메건 마클 왕자비 부부의 왕실 내 인종차별 폭로 인터뷰와 관련해 ‘가족 문제’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아버지 찰스 왕세자는 아들 부부의 폭탄선언 이후 처음으로 소화한 공개 일정에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발표한 성명에서 “온 가족은 지난 몇 년이 해리와 메건에게 얼마나 어려운 시간이었는지 알게 돼서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제기된 문제 중 특히 인종에 대한 게 매우 우려스럽다”며 “해리, 메건 그리고 아치(해리 왕자 부부의 첫째 아들)는 항상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회상은 (사실과) 다를 수 있지만(while some recollections may vary),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가족들에 의해 사적으로 다뤄질 것(will be addressed by the family privately)”이라고 밝혔다.

대중에게 공개할 공적인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마클 왕자비의 모국인 미국에서 인종차별에 분노하는 여론이 일며 사회 문제로 비화할 조짐이 보이자 진화에 나섰다고 해석된다.

영국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찰스 왕세자와 부인 카밀라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백신 클리닉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보기 위해 런던 북부에 위치한 교회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찰스 왕세자는 웃는 얼굴로 모든 관계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분을 물어보고 자신은 이미 백신 주사를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내가 당신보다 조금 나이가 많을지도 모른다”고 농담해 사람들을 웃게 했다. 찰스 왕세자는 올해로 73세다.

기자들이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지만 찰스 왕세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앞서 영국 시간으로 8일 오전 1시 미국 CBS는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의 인터뷰를 방영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를 이끌었다.

흑인 혼혈이자 이혼 이력이 있는 마클 왕자비는 첫 임신 때 왕실 관계자들이 아이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우려했다고 폭로했다.

또 영국 타블로이드지(황색 언론)의 자극적인 허위 보도로부터 왕실이 전혀 보호해주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해리 왕자는 영국을 떠나 왕실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그만두기로 한 자신의 결정과 관련한 아버지의 태도에 “정말로 실망했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찰스 왕세자와 거리가 멀어졌다고 인정하면서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 인터뷰는 미국에서만 실시간으로 1700만명이 시청했다고 집계됐다. 지난해 2월 오스카 시상식 텔레비전 방송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가 본 프로그램이다.

할리우드 배우와 왕자의 조합으로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이들은 지난해 1월 “왕실 고위 구성원에서 한걸음 물러나 재정적으로 독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지난달에는 왕실 일원으로 복귀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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