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피의 일요일’…물대포-최루탄 등 유혈진압에도 거리로

조종엽 기자 입력 2021-03-01 21:12수정 2021-03-0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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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발발 한 달을 맞은 1일 미얀마의 반정부 시위대가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하루 전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유엔은 18명이 숨졌다고 밝혔지만 현지 방송 ‘버마 민주의소리(DVB)’는 29명이 숨졌다고 보도하는 등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음에도 굴하지 않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최소 30명이 군경의 진압으로 숨졌고 1132명이 체포됐다고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1일 최대 도시 양곤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군부가 구금한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의 사진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치며 행진했다. 양곤 주요 거리 바닥에는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의 사진과 “당신을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글이 적힌 유인물이 나붙었다. 군경은 물대포와 최루탄, 군용 차량 등을 동원해 이날도 강경 진압을 이어갔다.


수지 고문은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법원 심리에 출석했다. 수지 고문에게는 ‘공포·불안을 야기하거나 공공의 평온을 저해하는 정보를 발표한’ 혐의가 추가됐다. 화상으로는 수지 고문이 건강해 보였다고 그의 변호인이 전했다.

시위 진압 희생자의 안타까운 사연도 속속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양곤에서 가슴에 총을 맞고 숨진 니 니 아웅 테 나잉 씨(23)는 사망 전날 소셜미디어에 “유엔이 행동에 나서려면 얼마나 더 많은 시체가 필요한가”란 글을 남겼다. 그가 총에 맞은 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나 총 맞았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하루 전 2대 도시 만달레이에서 길을 걷다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여성은 홀로 어린 아들을 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이 사망자수를 줄이기 위해 시위 현장을 은폐하고 일부 부상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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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8일 성명을 통해 희생자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고 군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들은 미얀마 관련 해법을 찾기 위해 2일 특별 화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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