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개미군단 “이제는 銀 공격”… 8년만에 최고 급등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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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보다 온스당 9.3% 급등… 개미파워, 공매도 이어 또 확인
게임스톱 주가는 31% 폭락… 롤러코스터 장세 계속 이어져
머스크 “비트코인 샀어야”… 다음은 가상화폐 타깃 될듯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반대’를 표방하며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의 주식을 집중 매수한 데 이어 은 매수에 나서면서 1일 국제 은 가격이 2013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은 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있는 실버바. 뉴시스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반대’를 표방하며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의 주식을 집중 매수한 데 이어 은 매수에 나서면서 1일 국제 은 가격이 2013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은 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있는 실버바. 뉴시스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주가 급등락이 야기한 미 금융시장의 급변동이 이어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의 게임스톱 주가는 급락했지만 국제 은(銀) 가격은 2013년 이후 8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게임스톱 매수를 주도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이제 은에 투자하자”며 집중 매수에 나선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와중에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50)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지지한다”고 언급해 비트코인이 게임스톱, 은에 이은 개인투자자의 새 투자처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일 게임스톱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1% 떨어진 225달러로 마쳤다. 지난달 28일(44.3% 하락), 지난달 29일(67.9% 상승)에 이어 또 급등락을 반복했다. 지난달 21일 43.03달러에 불과했던 게임스톱 주가는 같은 달 27일 347.51달러까지 오른 후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이고 있다.

이날 주가 하락은 로빈후드 등 증권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이 최근 도입한 주식 거래 규제 조치 때문으로 추정됐다. 로빈후드는 “거래 취소를 대비해 증권사들이 납부해야 하는 의무 예치금이 늘었다”며 게임스톱 등 변동성 높은 일부 주식의 거래 한도를 제한해 왔다. 다만 이 족쇄는 조만간 풀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로빈후드가 예치금 마련을 위해 금융시장에서 3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2013년 로빈후드 창립 후 지금까지 조달한 총투자액보다 많다. 온라인 주식 사이트 ‘레딧’ 등에서 정보를 공유하며 존재감을 넓혀 온 ‘개미 군단’의 손발이 풀리면서 이들의 영향력 또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은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9.3%(2.50달러) 오른 온스당 29.4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다. 갑작스러운 은값 상승 역시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맞서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 매수한 온라인 주식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의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했다. 한 참여자가 “우리가 은을 사들여 은 시세를 억누르는 대형 금융사를 공격하자”고 주장하자 동조하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다만 개인투자자의 은 매수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원자재는 개별 주식과 달리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더 어렵고 시장 규모 또한 특정 주식의 시가총액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날 머스크 창업자는 오디오 전용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 인터뷰에서 “2013년 친구가 비트코인을 소개했다. 그때 비트코인을 샀어야 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전통 금융계가 가상화폐를 불신하지만 곧 광범위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WSJ는 게임스톱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대형 헤지펀드가 비트코인을 공매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상당 기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문사 MBMG그룹의 폴 갬블스 공동 창업자는 “게임스톱을 매수하는 사람들은 실적을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런 현상이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개미군단#공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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