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온상’ 된 백악관, 대변인·기자들도 확진…“북한이 더 안전”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6일 1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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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보좌관들 이어 대변인실도 감염 잇따라
매커내니 대변인 "음성 나오다 오늘 양성판정"
출입기자 3명도 확진 '비상'

미국 백악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온상이 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닉 루나 백악관 보좌관이 확진을 받은데 이어 계속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확진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1일 이후 매일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증상은 없다고 했다.

이에 더해 백악관 대변인실의 채드 길마틴과 캐롤라인 레빗 등 직원 2명도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변인실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출입기자들도 위험에 노출됐다.

특히 매커내니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사실을 공개하기 몇 시간 전에도, 또 지난 주말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브리핑을 진행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마이클 시어 NYT 기자를 포함해 최소 3명의 출입기자들이 며칠 사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최근 백악관 공식 행사를 취재하거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기자들은 현재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거나 예방 차원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백악관 기자들 사이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상황을 비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CBS방송의 벤 트레이시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현재 백악관에서 취재하는 것보다 북한에서 취재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느꼈다”면서 “이건 그냥 미친 짓”이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위해 지난 1일 마스크를 잠시 벗고 매커내니 대변인과 대화를 주고 받았던 존 로버츠 폭스뉴스 기자도 “건강상태는 좋다”면서도 “코로나19 검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드나드는 제임스 브래디 브리핑룸 입구엔 “이 곳에서부터 꼭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 항상 코와 입 모두를 가려 달라”는 경고문이 붙었다. 이것은 백악관이 아닌 기자들이 직접 내건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조너선 칼 ABC 수석출입기자는 “백악관 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곳은 백악관 출입기자 구역 뿐”이라며 “오직 백악관 직원들만 일상적으로 이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출입기자연합은 성명을 통해 “긴급한 업무가 없으면 출입기자들이 원격으로 근무하도록 계속 독려할 것”이라며 “매커내니 대변인을 비롯해 코로나19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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