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다” 9조원 전재산 아낌없는 기부

이윤태 기자 입력 2020-09-17 03:00수정 2020-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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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사업으로 재산 일군 美 피니
40여년간 대학-자선단체 등 쾌척
“재물은 남을 돕는 데 써야 한다”
버핏-게이츠 재단 설립에 영향
미국의 억만장자 자선사업가 척 피니(왼쪽)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1년 당시 대화하는 모습. 피니의 기부 활동은 버핏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의 자선 활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이제 빈털터리가 됐지만 이 이상 행복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억만장자 자선사업가 척 피니(89)가 평생에 걸쳐 진행해온 기부 행진을 끝마쳤다. 그는 14일(현지 시간) 본인이 운영해온 자선재단 ‘애틀랙틴 필랜스로피’를 해체하고 남은 자산을 모두 기부했다고 밝혔다. 그가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약 80억 달러(약 9조4000억 원)에 달한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피니는 40여 년 동안 전 세계 자선단체와 대학 등에 자신이 평생 모든 돈을 기부했다. 자신이 수학한 코넬대에 10억 달러를 포함해 교육 부문에 37억 달러, 건강관리 7억 달러, ‘오바마 헬스케어’ 지지 7600만 달러, 사형제 폐지 운동 등 인권과 사회 변화 부문에 8억7000만 달러 등 분야도 다양하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이민자 집안 출신인 피니는 1960년 공항 면세점 사업을 시작하며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는 억만장자가 된 이후에도 수도승과 같은 검소한 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비행기를 탈 때는 항상 이코노미클래스 좌석을 이용했고, 고급 시계 대신 15달러짜리 플라스틱 시계를 찼다. 이 때문에 구두쇠 소리를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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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재단을 설립한 뒤 줄곧 익명으로 자선 활동을 해온 그는 1997년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며 ‘살아 있을 때 기부하기’ 운동을 시작했다. 앞서 그는 2012년 아내와 은퇴 후 생활을 위해 200만 달러(약 24억 원)를 제외한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부(富)는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써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부부가 자선재단을 만드는 데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척은 나의 기부에 큰 영감을 준 사람”이라면서 “그가 평생 이룬 업적은 내가 죽고 나서도 12년이 더 걸릴 정도로 위대하다. 그는 우리 모두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피니는 포브스에 “생전에 목표를 이루게 돼 매우 만족스럽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여행의 동반자들에게 감사하며 내가 정말 살아있는 동안 전 재산을 기부할지 궁금하게 여겼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해봐라, 정말 좋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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