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갑부 리카싱(李嘉誠·92)의 재산이 1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32억달러(약 3조7971억원) 불었다.
미국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타고 매출이 폭증하면서다. 리카싱은 전체 재산의 3분의 1 정도인 110억달러(13조526억원)를 줌에 투자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스 주가는 전날보다 40.8% 폭등한 457.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가 솟구쳐 줌의 시가총액(약 1291억달러)이 대표적 기술주인 IBM(약 1099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 바람에 리카싱의 지분 가치도 32억달러 불었다. 블룸버그억만장지수에 따르면 그의 순재산 가치는 326억달러다.
중국 광둥성 태생으로 12살 때 부모를 따라 홍콩에 온 리카싱은 1950년 청쿵산업을 세운 후 에너지 항만 등 사업을 전방위로 확장해 아시아 최대 그룹으로 키워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중국 내 자산을 줄이고, 서구권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줌이다. 그는 2013년 이 회사에 투자하기 시작한 후 지분율을 점차 늘려 현재는 8.5%를 보유하고 있다.
역시 중국계인 줌 창업자 위안정(袁征·에릭 위안·50)의 재산도 하루 만에 66억달러(약 7조8322억원) 불어났다.
산둥성에서 지질공학자의 아들로 태어난 위안정은 석사까지 중국에서 마친 뒤, 1997년 미국 실리콘밸리로 건너깄다.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에 비자만 8번 거절당했을 정도였지만 결국 비자를 받고 스탠퍼드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그는 대학 졸업후 실리콘밸리에 뛰어들었고, 2011년 근무하던 시스코에 줌의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나 퇴짜를 맞자 독립해 줌을 창업했다.
그는 2019년 줌 기업공개(IPO)와 함께 억만장자에 반열에 오른 뒤 코로나19 사태로 화상회의 수요가 급증하자 개인재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블룸버그 부호 리스트는 그의 개인재산을 230억달러(27조2941억원)로 집계했다.
한편 줌은 코로나19 여파에 재택근무와 가정학습이 늘면서 단숨에 세계 고객 3억명을 확보했다.
줌은 31일 올해 2분기 매출이 6억635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평균 예상치(5억달러)를 훨씬 웃돈 것은 물론, 미국 나스닥 100대 기업 중에서도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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