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코노미스트誌 “文정부, 남 비판하며 남의 비판은 수용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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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권위주의 폭발’ 제목 기사
“언론의 비판을 공격으로 치부 소송 크게 늘고 제재 법안 추진”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뉴스1 © News1
‘한국 자유주의 정권 내면의 권위주의가 폭발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일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남을 향한) 비판을 줄줄 이어가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향한 비판은 수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인권변호사 출신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정권을 탄생시킨 촛불시위의 정신을 기리고자 열려 있고, 이견에 관대하며, 소통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그런 좋은 의도는 시들어버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표적 사례로 이 매체는 “정부가 언론에 ‘가짜 뉴스’를 정정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법안을 민주당이 최근 발의했다”는 점을 들었다. 권력에 언론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이 법안은 언론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북전단 살포 문제 등으로 인해 탈북민 단체의 법인 설립 허가가 취소됐고,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이코노미스트는 “공직자와 관련해 언론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이 박근혜 정부 때보다 늘었다”면서 최근 정부와 공직자가 여러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 사례를 들었다.

문재인 정부가 비판 의견에 강력 대응하는 원인은 운동권 문화에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군사독재에 맞서며 생성된 운동권 문화가 반대 측의 표현의 자유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정권을 잡았지만 좌파들은 비주류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언론의 비판을 받으면 특정 정당의 공격으로 치부한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정치와 미디어가 양극화돼 있다면서 그 무엇보다 진영에 대한 충성을 중시하는 점을 언급했다. 이 매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의 “(두 거대 정당이) 뒷골목 깡패와 뭐가 다른가”라는 말을 인용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영국#이코노미스트#문재인정권#비판#내면권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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