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상 최악 역성장 ‘2분기 ―7.8%’
4, 5월 긴급사태로 개인소비 ‘절벽’
“경기부양” 현금 살포에도 역부족… 코로나 재확산속 침체 장기화 전망
일본의 2분기(4∼6월) 성장률 쇼크는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가장 큰 개인소비 부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내각부에 따르면 2분기 개인소비는 전 분기 대비 8.2%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CEIC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개인소비의 GDP 내 비중은 53.7%에 달한다. 4, 5월 긴급사태 발령 기간 동안 외출 자제로 여행, 외식 등 경기에 민감한 서비스 업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1인당 10만 엔(약 112만 원)의 지원금을 현금 지급했지만 소비 절벽을 상쇄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사회보장 재원 마련을 위해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올린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코로나19까지 가세하면서 내수 위주의 경제를 덮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같은 기간 수출은 코로나 확산과 미중 갈등 여파 등으로 18.5% 줄었다. 기업 설비투자와 주택 투자 역시 각각 1.5%, 0.2%씩 감소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당상은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 선언으로 경제를 인위적으로 멈춰 세워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4월 7일 도쿄, 오사카 등 7개 지역에 1차 긴급사태를 선포했고, 이후 전국으로 확대했다가 5월 25일 모두 해제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17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5만5000명에 육박했다. 특히 7월 이후 신규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긴급사태 해제 후 잠시 살아나는 듯한 소비가 다시 침체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마노 히데오(熊野英生) 다이이치세이메이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각에서 2차 긴급사태 발령을 언급할 정도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크다. 다시 발령하지 않더라도 이미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17일 도쿄 주식시장의 닛케이평균주가 역시 전 거래일 대비 0.83% 낮은 23,096.75엔으로 마쳤다.
최근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는 또 다른 대형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2년 재집권 이후 엔 약세를 통한 수출강화 정책, 즉 ‘아베노믹스’를 밀어붙였지만 코로나19의 수렁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이후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일본 경제 규모가 2011년 2분기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며 “코로나19가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지워버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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