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또 검진… “임기 채울수 있나”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8일 03시 00분


휴가중 병원행 ‘건강 이상설’ 증폭
정기검진 두달만에 이례적 검진… 7시간반동안 검사받은뒤 귀가
“몸 어떠냐” 기자질문에 “수고한다”
日정부 “건강확인 차원” 밝혔지만 1차 집권때도 지병으로 입원뒤 퇴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제2차 세계대전 전몰자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무명전사’와 민간인 유골이 안치된 봉안당 겸 묘지공원인
 도쿄 ‘지도리가후치’에 헌화할 꽃다발을 들고 있다. 최근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아베 총리는 17일 도쿄 게이오대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았다. 6월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지 두 달 만이다. 도쿄=AP 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제2차 세계대전 전몰자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무명전사’와 민간인 유골이 안치된 봉안당 겸 묘지공원인 도쿄 ‘지도리가후치’에 헌화할 꽃다발을 들고 있다. 최근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아베 총리는 17일 도쿄 게이오대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았다. 6월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지 두 달 만이다. 도쿄=AP 뉴시스
최근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결국 병원을 방문하면서 일본 정계가 술렁이고 있다. 과거 지병 때문에 총리직에서 물러났던 전력이 있는 아베 총리의 건강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야당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의 교체 필요성까지 언급됐다.

도쿄 사저에서 3일간(16∼18일) 휴가 중인 아베 총리는 17일 오전 10시 반경 도쿄 신주쿠의 게이오대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았다. 그는 약 7시간 반 동안 병원에 머문 뒤 오후 6시경 병원을 나왔다. ‘몸은 좀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수고한다”고만 짧게 답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것이고, 아베 총리 스스로 체력과 기력 모두 문제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의 한 소식통은 동아일보에 “정기 검진을 받은 후 2개월 만에 추가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6개월에 한 번씩 이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데 최근 정기 검진은 6월 13일에 이뤄졌다.

아베 총리 측은 당초 입원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TV아사히는 “원래 1박 2일 일정으로 검사를 받으며 입원하는 것을 생각했는데 아베 총리가 건강을 둘러싼 억측을 우려해 당일 진료만 받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은 최근 코로나19 대응 미흡, 지지율 하락 등이 겹치며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사진 전문 주간지 ‘플래시’가 “아베 총리가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하며 일파만파로 번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총리의 정신은 건강하지만 몸은 피곤한 상태”라는 관저 간부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15일 아베 총리의 사저를 방문해 휴식을 취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기였던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취임 1년 만에 퇴진한 전력이 있어서 건강 문제에 특히 민감하다. 아베 총리는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로 하루에 수십 번 화장실을 가야 할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에도 게이오대병원에 12일간 입원했다가 퇴진했다.

아베 총리의 검진 결과나 자세한 건강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임기(내년 9월) 완수에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야당은 아베 총리의 건강을 주시하면서도 공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은 17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한 신진 의원을 인용해 “정말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고이케 아키라(小池晃) 공산당 서기국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동안 기자회견도 열지 않았고 임시국회 소집도 하지 않았는데 잘 시간은 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일본#아베 신조#건강 이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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