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前고위직들 “北인권단체 탄압 중단을” 靑에 서한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입력 2020-08-12 03:00수정 2020-08-12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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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文대통령에 전달하기로… 北인권운동가 수잰 숄티가 주도
DJ 사형집행 막았던 앨런 포함… 美 여야 주요인사 초당적 나서
“인권변호사 출신 文대통령 향한 美 정계의 불편함 그대로 반영”
미국의 전직 고위 당국자 10여 명이 ‘북한 인권단체 탄압을 중단해 달라’는 항의 서한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11일(현지 시간) 발송하기로 했다. 미국의 북한인권운동가 수잰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가 주도하는 이 서한에는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 행정부의 주요 인사가 골고루 포함돼 탈북단체 탄압 논란을 바라보는 미 조야의 불편한 기류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전직 고위 당국자들은 최근 통일부가 국내 탈북·북한 인권단체 25곳에 대한 사무 검사를 실시하고, 비영리 민간단체 64곳의 등록 요건 점검에 나서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한국 정부의 조사는 이들 단체가 북한 인권 관련 일을 하기 때문에 일어난 냉혹한 협박”이라며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관련 민간단체에 대한 보다 많은 지원을 권유한 바 있다. 북한 인권단체에 대한 공격 대신 지지를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항의 서한 명단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형 집행을 막은 주역으로 유명한 로널드 레이건 전 미 행정부의 리처드 앨런 전 국가안보보좌관, 지미 카터 전 행정부의 로버타 코언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 빌 클린턴 전 행정부의 게어 스미스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 카트리나 란토스 스웻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 등의 서명이 담겼다. 이 외 조지 부시 대통령 부자(父子) 및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관료들도 이름을 올렸다.

숄티 대표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반 시민과 국내외 인권단체들도 서명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참가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정치적 분열 양상이 심한 현재 미국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이처럼 초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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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앨런 전 보좌관은 1980년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자 ‘레이건 신임 행정부는 사형집행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거듭 전달해 김 전 대통령의 무기징역 감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민주당의 카터 행정부에서 공화당의 레이건 행정부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과정에서도 양측 모두 김 전 대통령의 구명운동에 힘을 기울였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항의 서한은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대북 인권 운동까지 위축시키고 있다는 워싱턴 정계의 폭넓은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30일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역시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다. 당시 그는 “한국 내 북한 인권단체들이 (정부 조치로 인해)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모든 조치를 중단하라는 것이 나의 권고”라고 밝혔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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