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한달 간 난민 5000명 입국…“격리할 곳 없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3일 10시 49분


코로나19 집단 발발 근원 되기도
"비상사태 선포해 달라" 요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몰려오는 아프리카 난민으로 이탈리아가 또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지중해를 건너 들어온 난민만 5000명이 넘는다. 난민들의 ‘관문’으로 알려진 시칠리아는 중앙정부를 향해 “비상사태를 선포해 달라”며 강력하게 요청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시칠리아 해협에 있는 람페두사섬의 토토 마르텔로 시장은 “지난 1일 작은 배 여러 척을 타고 튀니지 국적의 난민 250명이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 섬엔 정부의 코로나19 의무 격리 기간인 14일을 버틸 수 있는 수용 공간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이들이 체류할 수 있는 전세선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르텔로 시장은 “우리 섬의 난민 거주시설은 95명을 정원으로 건설됐으나 현재 950명을 수용하고 있다”며 “1일 새벽 도착한 250명은 약속된 정부 전세선이 도착하거나, 다른 해결책을 찾기 전까지 당분간 부두에 머물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지중해를 건너 시칠리아 해협으로 들어온 난민선은 250대가 넘는다. 이 배를 타고 5000명이 넘는 난민이 이탈리아로 입국했다.

난민 발(發) 코로나19 확산도 문제다. 보건당국은 “지난 6월께 이탈리아 전역에서 억제됐던 신규 확진자가 최근 걷잡을 수 없이 급증하고 있다”며 해외 유입 난민을 통한 코로나19 집단발발을 지적했다.

마르텔로 시장은 이탈리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주세페 콘테 총리가 왜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탈리아는 체류 허가를 받지 못한 튀니지 난민을 돌려보내기 위해 매주 난민을 송환하는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난민 송환 항공편은 지난달 16일 재개됐다.

루차나 라모르제세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튀니지 정부와 추가 협상을 통해 난민을 송환하는 선박을 더 자주 운항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며 “지역 사회는 난민 발 보건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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