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셰일가스 선도업체 체서피크, 결국 파산보호 신청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29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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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원유·가스 가격 폭락에 휘청
1분기 체서피크 적자 약 9조9000억원
가격 현 수준이면 200개 기업 도산 우려

미국 셰일 산업을 이끌어온 체서피크가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체서피크는 이날 덱사스주 휴스턴 파산법원에 한국의 법정관리와 비슷한 파산법 제11조(Chapter 11 protection)를 신청했다.

올해 1분기 체서피크는 83억달러(약 9조9000억원) 적자를 냈다. 26일 기준 체서피크 시가총액은 1억1600만달러(약 1400억원)로, 2008년 최고치인 380억달러(약 45조7000억원)에 비해 대폭락했다. 지난해 말 부채는 95억달러(약 11조4000억원)였다.

WSJ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원유·가스 가격 폭락이 오랫동안 채무에 시달려온 체서피크에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더그 롤러 체서피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고질적인 재무 취약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 구조 및 사업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9년 오브리 매클렌던이 설립한 이 회사는 수평시추 기법과 고압의 물을 쏴서 암석의 셰일가스를 채굴하는 수압파쇄 기법을 선도했다. 이 기술은 미국을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 만들었다.

매클렌던 전 CEO는 2000년대 초 셰일가스 개발을 위해 텍사스주, 오클라호마주,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주 등에서 대담하고 공격적으로 토지를 임대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2008년 말 기준 체서피크는 1500만 에이커(약 6만㎢)에 달하는 토지에서 시추권을 가졌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전체 면적과 맞먹는 수치다.

이는 체서피크에 많은 부채를 남겼다. 셰일가스보다 더 수익성이 좋은 셰일오일로의 전환도 경쟁 업체에 비해 늦었으며,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수년째 최저 수준이라고 WSJ은 전했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매클렌던에 이어 CEO 자리에 오른 롤러는 가스 자산을 매각하고 오일 생산을 늘려 회사를 회생시키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년 간의 셰일 호황은 전 세계 원유 공급 과잉을 불렀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과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산유국의 생산 증대 결정이 엄청난 타격이 됐다.

WSJ에 따르면 원유와 가스 가격이 현 수준에 머물 경우 향후 2년 동안 200개 넘는 셰일 기업이 파산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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