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선거광고를 삭제했다. 광고가 나치가 정치범이나 공산주의자 등을 강제수용소에 보낼 대상으로 지정하기 위해 사용했던 위아래가 뒤집힌 빨간색 삼각형이 들어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이 삼각형은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강제수용소의 수용자들을 분류하기 위해 썼던 상징이다.빨간색 역삼각형은 공산당과 정치범, 분홍색 역삼각형은 동성애자를 표시했다. 전후에는 독일과 영국에서 일부 반파시스트들이 역설적으로 자신을 상징하는 이 표시를 사용하기도 했다.
내서니얼 글레이셔 페이스북 보안정책 책임자는 18일(현지시간)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은 용인될 수 있거나 비난을 감수할 이유가 있지 않는 한 혐오 이데올로기의 상징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광고가 삭제됐다고 확인했다.
글레이셔는 “대통령의 광고는 용인될 수도, 비난을 감수할 이유도 없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제거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상징물이 사용된다면 어디서든 우리는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광고는 17일 처음 게재됐다가 하루도 안돼 삭제됐다.
광고는 “위험한 극좌 그룹들의 폭도들이 우리의 거리에서 뛰어다니면서 절대적 대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아래 커다란 빨간색의 역삼각형 상징을 게재했다. 역삼각형 아래에는 ”안티파를 멈추자“란 글을 올렸다.
트럼프 선거캠프의 팀 머토 홍보담당 국장은 성명에서 문제가 된 빨간 역삼각형은 안티파가 사용한 상징으로 안티파에 관한 광고에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빨간 역삼각형이 반명예훼손연맹(Anti-Defamation League)의 증오 상징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언론들에게 안티파가 혐오단체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이러한 광고를 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덧붙였다.
안티파(Antifa)는 조직적 구조보다는 신념으로 묶인 좌익 무장세력을 총칭하는 포괄적 용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반인종차별 시위 중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해 안티파를 비난했지만 연방법 집행관들은 이에 대한 증거를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
글레이셔는 이날 선거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계된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기술 기업들의 노력을 주제로 한 청문회에 트위터, 구글 측 대표자들과 함께 참석했다. 허위 정보 확산은 결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우편투표 도입 확대 등 국민들의 투표 방식에 극적인 변화를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한 도전이며 허위 정보를 더욱 확산시키는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거대 기술기업들이 사용자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의 정확성에 대해 투명하게 모니터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트위터는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오도하려는 조작된 것으로 의심되는 트윗에 꼬리표를 붙이기 시작했고, 정부가 통제하는 언론사들을 포함한 유료 정치광고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주 플랫폼에 게시된 자료와 관련, 기술기업에 대한 법적 보호 조치를 철회할 것을 제안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특히 우려되는 것은 여론을 흔들려는 목적으로 가짜 소셜 미디어 계정에 의존하는 외국의 영향력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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