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G7이 세계 여론 리드해야”… 한국의 G7 참여 간접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0일 19시 43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 인도, 호주, 러시아 등을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현행 G7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등의 G7 정상회의 참여에 간접적으로 반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강행에 반대하는 G7 공동성명과 관련해 “G7이라는 존재는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의 지배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세계를 리드해 나간다는 것”이라며 “G20(주요 20개국)이 있는 지금 상황에서 (G7은) 큰 의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각국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G7이 당연히 세계 여론을 리드해 나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G7 확대론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국 등이 포함된 G20과 G7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G7의 리더십을 부각시킨 것은 한국의 G7 참여를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외무성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G7 초청 발언 직후 일본 언론에 “G7에 한국, 인도가 참여하면 유일한 아시아 참가국인 일본의 존재감이 떨어진다”며 불편한 심기를 밝히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또 “(홍콩 국가보안법 관련) 성명을 내는 문제에 있어서도 일본이 G7 안에서 (논의를) 리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일을 성사시켜야 하는 상황이지만 미중 갈등 국면에서는 미국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사를 내보인 셈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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