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들, 트럼프의 WHO 지원중단 비판 성명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16일 0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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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부 외 독일 영국 스위스 핀란드도 반발
"트럼프 발표 실행하면 미국의 국위 실추 심각할 것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세계보건기구(WHO) 재정지원 중단 결정을 발표한 데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과 유럽 여러 나라들이 각각 비판과 반대성명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WHO지지와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위해 각국이 더욱 결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연합(EU)의 조셉 보렐 외교정책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극히 유감스럽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통제하고 완화시키는 데 WHO의 역할과 도움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순간에 나온 이런 결정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럽 각국들도 WHO를 탓하거나 전염병에 대한 적전 분열을 조장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전 세계 인류의 건강을 책임지는 국제기구가 절실하며 이에 대한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독일의 에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남 탓 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 바이러스에는 국경이 없다.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긴밀하게 하나가 되어 협력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 우리의 최선의 투자는 유엔, 특히 자금부족을 겪고 있는 WHO같은 국제기구에 대한 투자다. 그렇게 해서 바이러스에 대한 검사와 백신 개발같은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스위스의 키스톤 ATS 통신도 스위스 연방보건국( FOPH)이 “유엔의 WHO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국제기구이다”라면서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퇴치하려면 다자주의 정신과 국제 협력이 가장 중요하며 그 구심점이 WHO”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의 오무장관 겸 부총리인 시몬 코베니는 트럼프의 발표후 이를 제일 먼저 공개적으로 비판한 사람이다. 그는 트럼프가 WHO의 초기 대응 실패와 무능으로 코로나19를 더 키웠다고 주장하며 분담금을 내지 않겠다고 말하자 “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그건 지금과 같은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상황에서는 어떤 말로도 변명이 안되는 결정이다”라면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WHO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지금 같은 시기에 일부러 자금을 중단하고 기능을 훼손한다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다. 지금은 전 세계 지도자가 하나가 되어 인명을 구해야할 때이지 분렬과 비난전을 조장할 때가 아니다”라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 대변인도 15일 미국이 WHO에 대한 의무를 완전히 이행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전체 흐름에서 현재 결정적인 단계에 처해있는 마당에 미국의 결정은 세계 전체에 충격을 가하리라는 것이다.

영국도 WHO의 국제적 역할을 강조했다. “ 영국의 입장은 앞으로 절대 WHO에 대한 분담금 지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 세계에 대한 도전이며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서 싸워야 할 때이다. WHO는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구심점이며 방역 대책을 이끌어가는 주체이다”라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대변인이 밝혔다.

프랑스와 핀란드도 미국의 결정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핀란드의 페카 하비스토 외무장관은 미국의 결정에 대해 “가장 큰 후퇴”라고 단정하고 “지금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야말로 WHO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핀란드 STT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미국과 대조적으로 핀란드 정부는 이 날부터 WHO에 대한 분담금을 2015년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 총 600만 달러 (약 73억원)로 올린다고 밝혔다.

전 WHO 여성 아동 청소년국장인 영국의 소아과의사 앤서니 코스텔로 교수는 15일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실제로 실천에 옮길 경우 미국의 평판은 극심한 훼손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일랜드 TV라디오 방송 RTE에 출연해서 “지금과 같은 세계적 코로나19 위기에 유엔산하의 WHO는 세계 최빈국에 대한 검사와 연구개발비 등을 지원하고 있는 유일한 조직”이라면서 미국의 태도를 비난했다.

제네바에서는 테드로스 아드놈 거브러여수스 WHO사무총장이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결정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WHO의 임무 수행의 공과에 관해서는 앞으로 ‘적절한 때에 ’ 회원국들에 의해 재검토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기 전에 지금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 모든 나라가 집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우리가 분열하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틈을 이용해서 우리들을 이길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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