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최대 1.0%P 금리인하 가능성…한은 0.25%P? ‘빅컷’?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5일 18시 44분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12년 만에 ‘제로 금리’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국은행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월가에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17~18일(이하 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연 1.00~1.25%)를 0.00~0.25%로 최대 1.0%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에도 기준금리를 0.00~0.25%로 낮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4일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릴 확률을 32.1%, 1%포인트 내릴 확률을 67.9%로 반영했다.

연준의 빅컷 가능성은 미국 행정부의 압박으로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백악관 언론브리핑에서 “다른 국가들은 우리의 연준보다 훨씬 더 과감한 조처를 하고 있다. 나에게는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너스 금리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미 지난달 말 긴급성명을 통해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쓸 것이다. 연준은 상황 진전, 경제 전망에 미치는 함의 등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이달 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췄지만 불안심리를 잠재우지 못한 만큼 큰 폭의 추가 인하를 통해 강력한 경기부양 신호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제로금리에 진입하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앞서 13일 공식성명을 통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필요성에 대해 현재 금통위원들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임시 금통위가 열린다면 미국 FOMC가 끝난 뒤인 19일 경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지금까지 두 차례밖에 없었다. 2001년 9·11 테러 때 0.5%포인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사상 최대 폭인 0.75%포인트 낮췄다.

문제는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이 조치가 실물경제에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글로벌 경제는 이미 수년간 저금리 기조에 있었고 실제로 최근 영국과 미국의 빅컷에도 시장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기준금리 빅컷은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은도 금리정책 외에 공개시장운용 등을 통한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이 할 수 있는 공개시장운용 정책은 금융시장에서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 인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한계기업 등에 대한 유동성 공급 정책을 병행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자금을 직접 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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