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036년까지 집권 가능해져…스탈린 넘어서나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2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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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하는 개헌안이 러시아 의회에서 최종 승인됐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하원은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하는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개헌안이 다음달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될 경우 푸틴 대통령은 2036년까지 대통령·총리로 총 36년 집권할 수 있게 된다. 푸틴 대통령이 이오시프 스탈린(1924~1953년 집권, 29년)의 기록을 깰 가능성이 열리는 셈이다.

현행 러시아 헌법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임기는 2024년까지로 제한된다.

푸틴 대통령의 집권 연장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전망은 러시아 내부에서도 엇갈린다.

먼저 러시아 대내적인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대외적으로 미국에 대항하는 ‘강한’ 전투력을 지속할 수 있을 거란 관측이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 의장은 헌법 개정이 러시아를 약화시키려는 외국의 시도에 맞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지도자를 유지할 정도로 자신감 있고 진중한 국가”라며 다른 나라들도 러시아를 그렇게 대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권위주의적인 정책이 러시아 사회의 불안을 높일 거란 우려도 나온다.

카네기 모스크바센터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더욱 권위주의적인 정권 하에서 살게 될 것”이라며 “진정한 변화와 현대화에 대한 희망은 없다. 저항만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싱크탱크 ‘R폴리티크’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대표 역시 “야당은 푸틴의 개혁에 의문을 제기하고 공격해야 한다”면서 “변화에 대한 우리의 모든 희망이 무너졌으며 이는 크렘린 궁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이 이제는 종신 대통령이 되려고 노력할 것으로 내다봤고 나발니의 측근은 이번 개헌안을 ‘쿠데타’로 명명했다.

한편 헌법이 개정되더라도 푸틴 대통령이 2024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학자 콘스탄틴 칼라체프는 “상황이 어떻게 되든 정책은 똑같을 것”이라며 “푸틴은 푸틴 대통령이 있어도, 없어도 살 수 있다”고 했다.

개헌안은 오는 4월22일 국민투표를 거쳐 찬성 수가 과반이 넘으면 채택되고 발효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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