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크루즈 내 신종코로나 집단감염 확산 왜?…“선내 특수 환경 탓”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6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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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복도 폭, 보통 보다 좁아 접촉 쉬워
선내 격리 장기화에 승객들 불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감염된 홍콩 관광객이 탑승했던 일본 크루즈선에서 확진자 20명이 나오면서 ‘집단 감염’에 대한 공포가 번지고 있다.

3700여명의 승객·승무원이 계속해 선내에서 격리되면서 승객들의 선내 생활 장기화에 대한 불안도 커져가고 있다. ‘크루즈 집단 감염’의 원인을 대해 일본 언론은 선내 특수 상황으로 분석했다.

6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선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일정 기간 같은 공간에서 숙식을 함께하기 때문에 인플루엔자와 노로바이러스 등의 집단 감염이 일어나기 쉽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확진자의 재채기와 기침 등으로 나온 비말을 흡입하거나,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코나 입 등 점막을 만질 경우 감염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번 크루즈에서의 감염에 대해 확진자가 가족 등의 동행자와 함께 식사했거나, 장시간 같은 방에 있던 사람, 버스 투어 등 활동에 함께 참가한 사람 간 감염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후생노동성은 아직 구체적인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가쿠 미쓰오(賀? ?夫) 도호쿠(東北)의과약과대학 감염제어학 특임교수는 “크루즈는 흔들림에 대응하는 난간도 많아 사람이 만지는 것 만으로도 감염이 확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크루즈의 복도가 “일반적인 건물의 복도와 비교했을 때 폭도 좁아 승객들이 접촉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복도 등 사람들 간 공유하는 부분을 통해 감염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현재 선내에서 계속 격리되고 있는 3700여명의 승객과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본 당국은 지난 5일 크루즈에서 10명의 집단 감염이 확인되자 약 14일 간 크루즈 내에서 머물러 달라는 방침을 시사했다.
지지통신,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승객들 사이에서는 불안과 당황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보도를 종합하면 승객들은 자신들의 객실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남성(76)은 아사히에 지난 5일 저녁 “계속 방에서 아내와 TV를 보고있다.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다”며 피곤한 목소리로 토로했다.

이 남성에 따르면 복도에는 마스크와 작업복을 착용한 사람들이 있으며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면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5일 10명의 확진자가 나오기 전 까지는 레스토랑, 갑판 등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으나 확진자 발표 후 상황은 급변했다고 설명했다.

지지통신의 취재에 응한 오사카(大阪)시에 거주하는 한 남성(64)도 “이대로라면 불만이 폭발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객실에는 그나마 베란다가 있으나 창문조차 없는 객실도 있다고 이 남성은 지적했다.

3700여명의 격리가 장기화 되면서 이들이 평소 복용하는 약물 등 필수품 부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홍콩 위생 당국은 해당 크루즈에 탑승했다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80세 홍콩 남성이 이달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크루즈는 지난달 20일 일본 요코하마(橫浜)에서 출발해 홍콩, 나하(那覇)와 가고시마(鹿兒島) 등을 유람한 뒤 현재 요코하마 항에 정박했다.

해당 크루즈에는 승무원 1045명, 승객 2666명 등 총 3711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생노동성은 이 가운데 발열·기침 등 증상이 있는 사람 120명과 확진자와 밀접접촉을 한 153명 등 총 273명에 대해 검체를 채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 5일 273명 가운데 우선 31명의 검사 결과가 나왔으며 10명의 확진이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가나가와 현내 병원으로 옮겨졌다. 선내에는 3699명의 승객들이 남았다.

6일에는 71명의 검사 결과가 나왔으며 이 가운데 또 1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크루즈 내 확진자는 20명으로 늘었으며 일본 내 총 확진자는 45명으로 증가했다.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171명 가운데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지 않은 나머지 승객들의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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