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機 사고 미궁 빠지나…블랙박스 쥔 이란 “美에 못 준다”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9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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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부 실세 살해와 이라크 미군 기지 공격으로 관계가 최악이 된 미국과 이란이 이번엔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란은 사고기 제조사인 보잉 측에 블랙박스 제공을 거부했지만, 미국은 보잉이 미국 제조업체인 만큼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8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알리 아베드자데흐 이란 민간항공기구 대표는 “신뢰 관계가 없는 미국에는 블랙박스를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은 이미 사고 현장에서 여객기 블랙박스 2개를 모두 회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블랙박스 분석 기술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이란과 사이 좋지 않은 서구권 국가 극소수만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도움 없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미국은 추락 원인에 대한 어떠한 조사에도 완전한 협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란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이란 당국이 블랙박스를 미국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는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 탑승했던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탑승객 중엔 외국인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63명, 스웨덴인 10명 등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가운데 최소 25명이 18세 미만 청소년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사고는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한 지 몇 시간 만에 발생해 격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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