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불명예’ 앞둔 트럼프, 민주 탄핵반대파 입당 시키고 펠로시 ‘맹공’ 반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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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3번째로 탄핵 불명예를 안게 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본격적인 방어전에 나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민주당을 맹공하는 ‘폭풍 트윗’으로 여론전을 펼치면서 법률적 대응 및 공화당 지지세력 결집 시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자신에 대한 하원의 탄핵에 반대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제프 밴 드루 의원을 백악관 집무실로 불러들여 그의 공화당 합류를 선언하는 행사를 열었다.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을 불러모아 진행한 이날 행사를 언론에 공개하며 드루 의원을 향해 “공화당의 큰 자산”이라고 추켜세웠다. 전날 하원의 탄핵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드루 의원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탄핵조사에 실망했다며 공화당으로의 당적 변경 의사를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향후 대응과 관련, 펫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이 상원 탄핵 심판 과정에서 그를 대표하는 주 변호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심판 전략에 대해서는 “상원은 매우 유능하고 우리에게는 위대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있다”며 여유를 부렸다.

그는 펠로시 의장이 탄핵소추안을 상원으로 곧바로 이송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상원을 압박한 것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상원의 탄핵심판 절차가 지연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대통령’의 딱지를 붙인 채 무죄 선고를 기다리는 불안정한 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펠로시는 자신의 허위 탄핵 사기극에 너무 무기력감을 느끼고 있으며 상원으로 탄핵소추안을 올려보내기가 두려운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당이 탄핵소추안을 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그러나 그것은 상원의 요구”라고 비판했다. “나는 당장 심판을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놓고 공화당 내에서도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 심리가 진행되는 기간만이라도 트윗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많게는 하루 100건에 육박하는 트윗, 리트윗으로 절제되지 않은 메시지와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상황을 되레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대통령이 불만을 표시할 권리가 있지만 나라면 낮은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고, 존 튠 원내총무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하지 않기를 바라는 많은 상황들이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이런 분위기를 전하면서 “공화당 상원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근질거리는 트위터 손가락을 통제할 능력은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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