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소방서 소방관들이 19일 오후 52m길이 사다리 차량을 이용해 아이들을 구조하고 있다. 광양소빙서 제공.
아파트 화재로 어린 딸 3명이 고립되자 40대 어머니가 윗집에서 베란다를 타고 내려와 아이들을 구조했다.
20일 전남 광양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23분경 광양시 한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전용면적 79㎡ 규모 아파트 거실에 있던 전기난로 관리 부주의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당시 집 안에는 1~5살 어린 딸 3명이 있었으나, 내부에 연기와 화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어머니는 거실로 접근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윗집인 6층으로 올라가 베란다를 통해 자신의 집으로 내려왔다. 높이 약 13m에 이르는 외벽을 맨손으로 타고 내려온 뒤 아이들을 안방으로 옮겨 대피시켰다.
신고를 받고 5분만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차 10대와 경찰차 1대, 52m 높이 사다리차 등을 투입해 구조 작업에 나섰다. 연기가 빠르게 확산되는 긴급 상황에서 소방관 30여 명이 구조에 투입됐고, 아이들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한 명씩 구조됐다. 어머니도 산소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한 채 소방관들과 함께 현관을 통해 탈출했다.
네 모녀의 구조는 신고 접수 23분 만에 모두 마무리다. 화재도 오후 6시 18분경 완전히 진화됐다.
전남 광양소방서 소방관들이 19일 오후 52m길이 사다리 차량을 이용해 아이들을 구조하고 있다. 광양소빙서 제공.소방 전문가들은 “13m 높이에서 베란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소방관에게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무사히 내려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재 시 연기와 불길로 진입이 어려울 경우 인접 세대에서 이불 등으로 몸을 보호한 뒤 이동하는 방법이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며 “평소 아파트 화재 대피 요령을 숙지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양소방서 등에 따르면 네 모녀는 병원 치료를 받은 뒤 모두 퇴원했으며, 화재로 집이 피해를 입어 현재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다. 광양시는 네 모녀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소외계층인 네 모녀를 돕기 위한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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