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갔을 수도’…트럼프, 하원 탄핵안 가결에 고인 모독 ‘막말’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10시 36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원의 탄핵 가결 이후 고인이 된 의회 산증인이자 현 민주장 의원의 남편에게 분풀이 막말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유세 현장에서 미시간주 하원의원으로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데비 딩겔 민주당 의원을 공격했다.

트럼프는 “올해 초 데비 딩겔 의원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 ‘C’나 ‘D’도 아닌 ‘A+’의 점수를 받을 정도의 대우를 해줬다”라고 말했다.

자신은 딩겔 의원에게 예우를 다했으나, 은혜를 원수를 갚았다는 뜻이었다.

이어 트럼프는 “딩겔 의원의 남편도 장례식을 내려다보고 있었을 것이다”라고 하다가 “아마도 올려다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Maybe he's looking up. I don’t know)”고 말했다.

딩겔 의원의 남편이 지옥 구덩이에서 지상을 올려다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시간주 군중 반응이 좋지 않자 트럼프 의원은 “그러나 내려다보고 있는 것으로 가정해보자”라고 말했다.

이번에 트럼프가 언급한 존 딩겔 하원의원은 미국 의회 최장수 재임 기간을 기록한 인물이다. 1955년 하원에 입성해 59년간 의원직을 유지했다. 존 딩겔 의원 사망 당시, CNN 등 주요 매체가 ‘정당을 넘어 존경 받은 정치인’으로 그를 기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과거 존 딩겔 의원 사망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는 대단한 명성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고 표현한 바 있다.


트럼프의 막말 발언 이후 데비 딩겔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당신의 상처 주는 말들이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의 막말에 “대통령은 (해당 발언이) 재미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잔인하다. 전혀 재밌지 않고, 매우 슬프다”라고 꼬집었다.

미국 언론 CNN은 칼럼에서 트럼프 발언에 “역겹고 끔찍한 공격이다”라고 말했다. 함께 게재된 영상에는 ‘트럼프가 민주당 의원의 죽은 남편을 찢었다’라는 제목이 달려있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의 막말 논란에 입을 열었다. 공화당 소속 미시간주 하원의원 프레드 업턴은 “정치적 방식으로 고인을 경멸할 필요는 없었다. 유감스러운 일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발언에 대해 사과 대신 트럼프의 입장을 고려해달라는 말만 전했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