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가도에 ‘탄핵 블랙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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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안 美하원서 통과… 여야 찬반 票 극단적으로 갈려
역대 세번째 오명… 상원선 부결 가능성 크지만 대선정국 요동

트럼프 “증오에 사로잡힌 당파적 탄핵”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하원의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란 오명을 쓰게 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배틀크리크에서 열린 선거 유세를 마친 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급진 좌파가 질투와 증오, 분노에 사로잡혀 불법적이고 당파적인 탄핵을 진행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탄핵안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내년 미국 대선 정국을 뒤흔드는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배틀크리크=AP 뉴시스
트럼프 “증오에 사로잡힌 당파적 탄핵”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하원의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란 오명을 쓰게 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배틀크리크에서 열린 선거 유세를 마친 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급진 좌파가 질투와 증오, 분노에 사로잡혀 불법적이고 당파적인 탄핵을 진행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탄핵안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내년 미국 대선 정국을 뒤흔드는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배틀크리크=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8일(현지 시간) 하원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에서 역대 3번째로 탄핵당한 미국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탄핵안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의 탄핵 심판에서는 부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탄핵 후폭풍으로 내년 미 대선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은 이날 11시간의 토론 끝에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직권 남용과 의회 방해 등 2가지 혐의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모두 과반의 찬성표로 통과시켰다. 탄핵조사 개시를 공식 발표한 지 85일 만이다.

이날 직권 남용에 대한 탄핵안은 찬성 230표, 반대 197표, 기권 1표로 통과됐고 의회 방해 탄핵안은 찬성 229표, 반대 198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민주당에서는 직권 남용 혐의에서 2명, 의회 방해 혐의에는 3명이 반대표를 던진 반면 공화당은 재직 의원 197명이 모두 반대하며 결집력을 과시했다. 극단적인 양당 대결 양상이 드러난 셈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탄핵안 통과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에는 위대한 날이지만 미국에는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탄핵안을 상원으로 넘기는 시점과 관련해 “상원이 공정한 탄핵심판 절차를 확립하기 전까지는 민주당 탄핵 소추위원을 지명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후의 절차를 지연시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탄핵안이 상원으로 넘어오는 즉시 이를 부결시키겠다고 벼르는 공화당에 맞서 이송 시간을 벌고 내년 대선이 시작될 때까지 정치적 카드로 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배틀크리크에서 유세 도중 탄핵안이 가결되자 “의회의 급진 좌파가 질투와 증오, 분노에 사로잡혀 불법적이고 당파적인 탄핵을 진행했다”며 “이는 민주당의 정치적 자살 행진”이라고 비난했다. 또 “유권자들에게 깊은 증오심과 경멸을 보여준 민주당은 내년 선거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악관도 즉시 성명을 내고 “오늘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정치적 사건이 벌어진 날”이라며 “대통령은 상원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완전한 무죄를 선고하고 질서를 회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탄핵으로 인한 워싱턴 정가의 불안정성은 대북 핵협상을 비롯한 외교안보 정책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반도 관련 현안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 및 공약과 맞물려 있어 한국 정부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탄핵소추안#우크라이나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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