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너무 많이 낸다”…트럼프, 나토 방위비 증액 압박 직접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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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팀이 3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마주앉는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을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 압박에 직접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미국인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가 너무 많이 내기 때문에 우리에게 공정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리가 보호해주는데도 돈은 내지 않는 다른 나라들에서 1300억 달러를 받을 책임이 우리에게, 그러니까 나한테 있다고 말했다”며 “그들(다른 나라들)은 돈을 내지 않았고 우리는 이에 관해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 국가들을 향해 ‘연체(delinquent)’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고 내년 말까지 추가로 1000억 달러의 방위비를 내놓기로 했다. 나토는 또 2021년부터 미국의 운영비 분담율을 연간 22%에서 16%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추가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비행기 이륙 후 올린 트윗에는 나토 회원국들의 증액 현황을 소개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해 미국인을 위해 열심히 싸우러 유럽으로 간다”고 썼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증액을 외교적 성과로 내세웠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나토가 앞으로 나서도록, 그 나라들이 그들 자신과 세계를 보호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쓰도록 놀라운 일을 해왔다”며 “나토에 대해 성취한 것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가 향후 3, 4년간 수천 억 달러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유럽이 자국 국민을 지키는 데 나서라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히 한 데 따른 결과”라고 자찬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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