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아비규환, 시위대 방화에 경찰 실탄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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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일 0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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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시위를 불허했음에도 수만 명의 홍콩시민이 길거리로 나와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가 방화를 하자 경찰은 실탄 사격으로 맞서는 등 13주째 홍콩 시위는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께부터 검정색 옷을 입은 시민 수천 명이 홍콩 주둔 인민군 사령부 건물 인근에서 “홍콩을 해방하라”라고 외쳤다.

같은 시간 센트럴역 인근에서는 ‘차이나치(CHINAZI·China+Nazi)’라는 글이 새겨진 대형 깃발이 등장했다. 시위대가 붉은 바탕에 별로 나치의 상징 문양인 ‘스와스티카’를 그려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패러디 한 것이다.

경찰은 홍콩의 중심가인 애드미럴티의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대를 향해 파란색 염료가 들어간 물대포를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앞서 경찰은 염료를 통해 시위에 참여한 시민을 색출해내겠다고 밝혔었다.

우리의 국회격인 입법회 건물 인근에서는 시위대들이 화염병을 던지며 결렬히 저항했다. 경찰은 이들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며 강경 진압했다.

경찰이 강력 진압하자 시위대는 시내 곳곳을 돌며 게릴라성 시위를 펼쳤다.

오후 6시께는 경찰의 강경 진압에 밀려 정부청사에서 퇴진하던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져 큰 불이 일기 시작했다.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불은 진화됐다.

빅토리아 공원 인근에서 경찰이 시위대와 대치를 지속하다 하늘을 향해 실탄 두 발을 경고 사격 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던 이전 주말 시위와는 달리 폭력으로 얼룩졌다.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졌으며,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경진압에 나섰다. 특히 경찰은 실탄 경고 사격을 두 차례나 했다.

이날 시위가 폭력으로 얼룩진 것은 전날 홍콩 경찰이 조슈아 웡 등 민주인사를 대거 체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위를 주도하는 ‘민간인권전선’은 경찰이 주말 시위를 불허하고 민주인사를 잇따라 체포하자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 시위를 취소했으나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길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은 폭우가 내리고 시위가 주최자도 없이 진행됐으나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길거리에 나와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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