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볼턴 방한 중 도발…‘화염과 분노’ 재발우려”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5일 0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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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싫어하는 볼턴에 가운뎃손가락 보여줬을 수도"

25일 북한의 미사일 추정 발사체 도발이 대북 ‘매파’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 방한 기간 발생했다는 점에서 북미 간 초긴장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 매체 복스는 이날 ‘북한이 이상하게도 볼턴 보좌관의 한국 방문에 맞춰 막 2대의 발사체를 쐈다’는 기사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테스트’라는 부제의 해당 기사는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 재개로 인한 북미 간 긴장 재고조 위험을 경고했다.

복스는 먼저 이번 발사체가 지난 5월 발사된 KN-23 단거리미사일과 같은 기종일 가능성을 제시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왜 지금 발사체를 쏘기로 결정했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대한 답은 적어도 부분적으론 확실히 볼턴 보좌관과 관계가 있다”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과거 북한 선제타격론을 주장하기도 한 미 행정부 내 대표적 대북 매파로, 북한은 그를 상대로 ‘전쟁 광신자’, ‘인간 오작품’ 등 노골적인 비난을 가해 왔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23일 한국을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장관, 강경화 외교장관 등과 회동했다.

복스는 이와 관련, 볼턴 보좌관 방한 기간에 맞춰 북한의 발사체 도발이 이뤄진 상황을 거론, “이건 아마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라며 “볼턴 보좌관과 김정은 정권 사이엔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하기 전부터 오랜 증오가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볼턴 보좌관의 대북 선제타격론 등과 관련, 복스는 “볼턴 보좌관은 수 년 동안 정부 내에서 북한과의 모든 협상을 중단시키고 물리력을 동원해 정권교체를 하려고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이 되기 전엔 북한 핵프로그램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지지했었다”고 강조했다.

복스는 이같은 설명을 토대로 “김 위원장이 단순히 이번 발사를 통해 그다지 미묘하진 않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그들이 정말, 정말 싫어하는 인물에게 로켓 크기의 가운뎃손가락을 보낸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단순히 볼턴 보좌관에 대한 증오심의 표현이라고 보기엔 상황이 더 심각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게 복스의 평가다. 매체는 “김 위원장은 또한 트럼프 행정부와의 핵협상 상황에 대해 보다 개괄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려는 시도를 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제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비핵화 협상 교착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역시 북미 협상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복스는 “김 위원장은 핵무기 포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길 원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제재 해제 전 거의 모든 무기를 포기하길 원한다”며 “그 결과 양측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북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 “이같은 실험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북한의 단거리미사일에 대해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해 왔다. 미 본토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는 이유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계속 이어질 경우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변할 수 있다는 게 복스의 지적이다.

복스는 “북한이 또다시 발사체를 쏘고 있고, 미국의 국가안보보좌관이 가까운 곳에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한 자신의 우호적 입장을 재고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될 경우,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의 시대가 곧 다시 불붙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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