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9월까지 무역협상 못 끝내면 역풍 맞아”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7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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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8~9월부터 본격적으로 관세 비용 떠안아
4인 가정 관세 비용 56만원→102만원
멕시코 관세까지 부과되면 118만원 이상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까지 중국, 멕시코와의 무역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세맨(Tariff Man)’을 자처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이어 불법이민 문제로 멕시코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무기로 활용하는 것은 글로벌 무역에 대해 국제 규칙을 다시 쓰기 위해서라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국이나 멕시코와의 무역전쟁에서 물러설 수 없지만 장기전을 치르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가 내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제적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해 시장에서는 이미 초조함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만약 오는 9월까지 미국, 멕시코와의 무역협상에서 일정한 수준의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시장이 느끼는 혼란과 피로감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럽키 MUFG 유니언뱅크 수석 금융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불놀이를 하듯 전 세계를 관세와 제재로 위협한다면 언젠가는 화를 당할 수도 있다”며 “관세와 제재를 부과해서 공장들이 미국으로 돌아온 것도 아니고 기존의 기업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세는 미국 국민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다만,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농민들이나 일부 제조업체를 제외하고 일반 미국인들은 아직까지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8월과 9월 이후로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고 WP는 전망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멕시코 등에 새로운 관세 부과를 예고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상당수의 미국인들은 무역전쟁에 따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전미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미국의 소매업자들은 8~9월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해외에서 물품을 대거 수입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올해말 소비자들은 관세에 따른 비용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베서니 애런헬트 NRF 대변인은 “선적물은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으로 미국의 4인 가정이 관세 부과로 인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연 480달러(약 56만원)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00억 달러(약 236조원)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의 10%에서 25%로 올리면서 이들 4인 가정이 지불해야 할 비용은 연 860달러(약102만원)로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며 오는 10일부터 모든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5%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면 4인 가정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1000달러(약 118만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소비는 미국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다. 소비자들이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줄어든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경제 자문위원회(CEA)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필 레비는 “결과가 좋거나 나쁘거나 대통령에게 책임이 따를 것”이라며 “결과가 좋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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