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총리 물러나…1945년이후 첫 의회 불신임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8일 0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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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세 세계 최연소지도자 연정해체 후 9일만에 사퇴
쿠르츠 총리 "결국 9월에 국민이 결정" 재기 의지

오스트리아 의회가 27일(현지시간)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시켰다. 이로써 연정 파트너인 자유당의 부패 스캔들로 지난 18일 연정 해산을 선언했던 쿠프츠 총리가 9일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BBC에 따르면 이날 의회에서는 과거 연립 정당이었던 자유당이 연정 해체 책임을 묻는 사회민주당의 전선에 동참하면서 총리 불신임안이 통과됐다.

오스트리아 하원 전체 의석 183석 가운데 사민당(52석)과 자유당(51석)이 103석으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연소 국가지도자인 쿠프츠(32)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과 자유당의 연정이 깨진 것은 지난주 연정 파트너인 극우 자유당 당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가 러시아 재벌의 조카라는 여성을 만나 재정적 후원을 조건으로 정부 사업권을 건네겠다고 발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다.

슈트라헤 부총리는 지난 2017년 선거 수주전 스페인 휴양지 이비자섬에서 러시아 재벌 조카딸로 알려진 한 여성을 만나 오스트리아 일간지 ‘크로넨자이퉁’을 사들여 자유당을 지지하도록 해주면 공공사업 허가권을 주겠다고 제안하는 장면이 이 동영상이 담겼다.

이른바 ‘이비자 스캔들’ 동영상이 보도되자 수시간만에 슈트라헤 부총리는 사임했고, 쿠르츠 총리는 자유당과의 연정 해체를 선언했다.

오스트리아에서 1945년 2차대전 이후 총리가 불신임으로 물러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오는 9월 총선에서 새로운 내각을 꾸릴 것을 제안한 상태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그때까지 임시 내각을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츠 총리는 “이번 불신임은 야당의 정치 보복 게임”이라며 “결국 9월에 국민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총선에서 연정없이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승리해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날 오스트리아 국민당은 유럽의회 선거 개표 결과 35.4%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지만 불신임을 막아내는데에는 실패했다.

제1야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의 득표율은 0.5%포인트 하락한 23.6%, 극우 자유당은 1.6%포인트 하락한 18.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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