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인’ 흑인 女동성애자, 시카고 시장에 당선…美정치사의 새 장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3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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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투표서 로리 라이트풋 사실상 당선 확정
유권자들, 정치 변화 택한 듯…이매뉴얼 3선 포기

시카고에서 미국 대도시 처음으로 2일(현지시간) 동성애자인 흑인 여성 시장이 당선됐다.

후보인 로리 라이트풋(56) 전 시카고 경찰위원회 의장은 이날 또 다른 흑인 여성 후보인 토니 프렉윈클 쿡 카운티 의장과 결선투표를 치렀다.득표율은 75%대 25%. 압도적인 표차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다.

라이트풋은 선거운동 캠프에서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낯선 사람일지 모르지만 이 도시에서는 우리 모두는 이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풋은 자신을 “커밍아웃한 자랑스러운 흑인 레즈비언”이라고 표현해왔다.

그는 이날 “오늘 밤 밖에서 많은 어린 소녀와 소년들이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우릴 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뭔가 조금 다른 시작을 보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다시 태어난 도시를 볼 것”이라면서 “피부 색깔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면 누굴 사랑하느냐도 문제가 안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명의 후보가 출마한 2월 선거에서 라이트풋과 프렉윈클은 각각 1, 2위로 득표했지만 양쪽 모두 과반을 넘지 못해 이날 결선투표가 치러졌다.

두 여성 흑인 사이의 시장 결선투표는 미국에서도 드문 일에 속한다. 200개의 대도시의 시장 중 오직 6%만이 유색인 여성이다. 시카고는 1837년 이후 단 한 명의 흑인 시장과 한 명의 여성 시장만을 배출했다.

전문가들은 라이트풋의 당선이 오랫동안 고착된 내부의 부패와 정당 정치에 대한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뜻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가 속한 쿡 카운티에서 수십년간 지역 거물 정치인으로 일해온 프렉윈클 의장은 그런 면에서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염원에 맞지 않았다.

또 한때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였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첫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람 이매뉴얼 현 시장이 불출마한것도 그의 당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매뉴얼 시장은 2015년 발생한 백인 경관의 흑인 10대 사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3선 출마를 포기했다.

라이트풋은 오하이오주에서 간호조무사인 어머니와 공장 노동자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시간대(앤아버)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시카고대 로스쿨을 나왔다. 동성인 에이미 에슬먼과 결혼해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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