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언론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괴한, 北측 공작원일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8일 2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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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최초 보도한 현지 온라인매체,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 인용해 주장
“2017년 추방된 김혁철 전 대사가 북-미 회담 참여했기 때문” 추측 내놓아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를 훔쳐간 괴한들이 북한 출신 공작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스페인 온라인매체 ‘엘 콘피덴시알(elconfidencial.com)’은 ‘북한 대사관이 무장한 남성 12명에 의해 공격당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반도 군사 관련 문제를 연구하는 미국 소재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발언을 인용해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이 북한 공산 정권의 요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베넷 연구원은 “김혁철 전 북한 주스페인 대사가 자신의 사무실에 남겨놓았던 서류를 챙겨가려 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8일 결렬된 미국과 북한의 베트남 하노이 제2차 정상회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실무 담당자로 수행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주스페인 대사로 재임 중이던 2017년 북한의 6차 핵 실험 직후 스페인 정부에 의해 추방당한 바 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 정부 수뇌부가 북-미 정상회담 참석자가 남겨놓은 민감한 내용의 문서들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공작원들을 급파해 이를 수거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IPS)의 존 페퍼 외교정책국장도 엘 콘피덴시알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사관 침입 사건의 본질은 괴한들이 특정 정보가 기록된 컴퓨터 파일과 문서를 찾으려 한 사실”이라며 “북한 외에 다른 나라가 이 사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북한 대사관 측이 사건 발생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데다, 현장 조사에 나선 경찰에게 북한 정부 배지를 착용한 인물이 대사관 직원인 척하며 “아무 일 없었다”고 진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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