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서 대형 화재 발생…최소 81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1일 23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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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구시가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81명이 목숨을 잃고 5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21일(현지 시간) AP통신, CNN 등이 보도했다. 골목이 좁아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렵고 건물들이 밀집해있어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참사가 발생했다.

다카 경찰에 따르면 화재는 전날 밤 10시 30분경 구시가지 초크바자르 지역에 주차된 차 뒷자리에 있던 가스 용기가 폭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불이 인근 화학물질 보관 창고에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 화재로 인근 건물 최소 5채가 불탔는데, 이 중 향수 회사의 창고로 쓰이던 한 건물 내에는 플라스틱과 화학물질 등 가연성 물질이 보관되어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이 지역엔 화학 물질을 불법으로 보관하는 창고가 많아 불길이 빠르게 커졌다. 이 지역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하지 압둘 카데르는 AFP통신에 “큰 폭발음을 들었다”며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봤더니 길거리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고 전했다. 또다른 목격자들은 가스통이 폭발하는 소리가 밤새 들렸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소방대원들이 출동했지만 골목이 좁아 소방차가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화재를 진압하는데 약 12시간이 소요됐다.

화재로 사망한 81명 중에는 행인,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들, 인근 복지관에서 열린 결혼 축하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피해를 입은 건물을 수색 중이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초크바자르 지역은 약 400년 전 무굴 제국 때 형성된 역사가 오래된 지역이다. 그러나 이 지역의 주거용 건물 1층엔 화학 물질을 불법으로 보관하는 창고들이 많이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여겨졌다. 다카 시당국은 화재 발생 이틀 전인 18일 이 지역에서 불법 화학물질 창고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다카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에도 구시가지 화학 물질 보관 창고에서 불이 나 124명이 사망했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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