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볼턴, 비건·국무부 중심 북미협상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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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1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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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비건, 볼턴 등 비방자들 견딜 협상 이끌어야”
“볼턴, 협상진척에 ‘조바심’…실패할 것이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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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을 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번 주말 방한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지만 이미 회담지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실무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갑작스러운 방한 소식은 그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가게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일부 미국 언론들은 볼턴 보좌관이 국무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북미 간 대화와 비핵화 방법 등에 대해 이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어 이와 어떤 연계점을 갖고 있는 방한 소식이 아닐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사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 전일 늦게 도착했다며 그가 역사적인 합의(historic deal)을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평양(북한 정권)을 신뢰하고 있지 않다는 경고를 계속하고 있는 볼턴 보좌관 등을 포함한 비방자들(detractors)을 견딜 수 있는 협상을 이끌어 내기 위해 왔다고 보도했다.

WP는 볼턴 보좌관과 같은 ‘대북 강경파’들은 경제제재를 통한 최대의 압박을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며 ‘단계적 접근’에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WP에 볼턴 보좌관은 비건 팀이 협상에 매달리고 있는 것에 은밀하게 조바심을 내 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협상은 실패할 것이라고 계속해서 믿고 있다고 한다.

WP는 물론 협상에 대해 우려하는 이는 볼턴 보좌관뿐은 아니라면서 최근 정부 간 회의에서 재무부와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비건 특별대표에게 제재를 완화한다거나 종전선언에 동의하는데 있어 너무 빠르게 움직이거나 하지 않아야 한다며 우려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행정부 밖에서 비건 특별대표의 움직임에 찬사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WP는 전했다.

보수 성향 허드슨 연구소의 토드 린드버그 선임연구원은 “만약 이런 접근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은 외교를 선호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볼턴 보좌관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이(비건 특별대표의 방향)는 좋은 외교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WP는 또 이 문제에 정통한 두 사람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내부적으로 계속 불만(gripe)을 피력해 왔으며 비건 특별대표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직접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불평했다고 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북한 관련 사안을 맡았던 로버트 칼린 전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은 “(회담과 관련해) 아무 것도 잘 안 되고 모든 것이 실패한다는 평이 많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앞을 내다보고 싶어하지만 위험을 줄이되 당장 종착점(endpoint)에 도착하지 않을 수 있는 단계와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CNN도 볼턴 보좌관의 방한 계획을 전하면서 그가 최근 워싱턴 D.C.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연례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그들(북한)은 지금까지 약속에 부응하지 못 했다”면서 “그래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른(추가)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걸 상기했다.

CNN은 따라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협상팀 선발대가 하노이에서 외교적 노력에 열심히 나서고 있으며 비건 특별대사도 이날 하노이에 도착한 상황이라 볼턴 보좌관의 2차 북미정상회담 전 방한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면이 있다고 봤다.

볼턴 보좌관이 북미 간 대화가 시도되는 국면 초기만 해도 ‘리비아 모델’(선 비핵화 후 보상)을 주장하다가 북한으로부터 비난을 샀던 점도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하기 전 수년 간 같이 일해 온 마크 브룸그리지는 CNN에 “존(볼턴 보좌관)은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북한에 가서 샴페인 잔을 드는 사진을 계속해서 놀렸다”면서 “그는 회담(deal)에 대한 열의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볼턴 보좌관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에) 충실한 보병(foot soldier)임을 증명하고자 해 왔다고 CNN은 강조하기도 했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 정책이 성급하거나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해 속도를 조절하려고 시도했던 이들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던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일례로 볼턴 보좌관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이견을 제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면 빠르게 줄을 섰다고 CNN은 전했다. 또한 볼턴 보좌관은 북미 간 외교적 노력의 진전 속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워 해 왔다고 덧붙였다.

CNN의 이런 부연으로 볼 때 볼턴 보좌관은 북미 간 해빙 무드와 외교적 진전에 대해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방한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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