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번째…가자지구 릴레이시위, 끝모를 희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5일 22시 21분


코멘트

작년 3월부터 봉쇄조치 항의
총 맞은 14세 소년 결국 숨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조치에 항의해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팔레스타인의 릴레이 시위에서 243번째 희생자가 나왔다. 14일 팔레스타인 매체 시헵뉴스에 따르면 11일 가자지구 북부 분리장벽 부근에서 진행된 주말시위 ‘위대한 귀환 행진’에 참가했던 압둘 라우프 살라(14)가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병원에 옮겨졌으나 사흘 만에 숨졌다. 살라의 가족은 차가운 주검에 입을 맞추며 오열했고 장례식이 열린 북부 자발리야 난민캠프에는 수백 명이 모였다.

가로 10km, 세로 40km 직사각형의 가자지구는 모든 육지 통로가 장벽으로 막힌 사실상 ‘감옥’과 같은 곳이다. 주말에는 타이어를 태우거나 돌을 던지는 팔레스타인과 최루가스, 고무탄, 총으로 무장한 이스라엘군이 충돌한다. 지난해 11월 이집트의 중재로 이스라엘군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장기 휴전에 합의했지만 크고 작은 유혈 충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살라가 총에 맞은 11일 1만3000여 명이 가자지구에서 시위했고 10명이 총에 맞아 숨지거나 다쳤다. 머리에 총을 맞은 아말 무스타파 타람시(43·여)는 즉사했고 목에 총을 맞아 병원에 옮겨졌던 안와르 쿠다이(33)도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타람시의 어머니는 딸의 장례식에서 팔레스타인 국기에 싸인 딸의 시신을 보며 “이스라엘은 우리 땅에서 떠나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로 지역경제가 붕괴된 가자지구에서는 부상자를 치료할 의료시설과 의약품이 크게 부족하다. 지난해 말까지 하루 14시간 동안 공급되던 전력은 올해 하루 9시간으로 줄었다. 병원도 발전기를 돌릴 연료가 부족해 매일 여러 차례 전기가 끊기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군과의 무력 충돌로 다친 팔레스타인인은 2만9952명으로 이스라엘군의 본격적인 가자지구 봉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많았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14일 성명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수천 명의 환자를 돌볼 의료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