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CIA, 사우디 왕세자 ‘카슈끄지 살해’ 개입정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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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2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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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사건 전후로 ‘암살팀 책임자’에 11치례 메시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10월 발생한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포착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날 CIA 자체 보고서를 인용, 빈 살만 왕세자가 당시 사건 발생을 전후로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책임자’로 지목된 사우드 알카타니 궁정고문에게 최소 11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같이 전했다.

카슈끄지는 올 10월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영사관 내에서 사우디 정보요원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카타니 고문은 빈 살만 왕세자의 최측근 인사로서 이 사건 발생 뒤 해임됐다.

이와 관련 CIA는 보고서에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중간보다 높다(medium-to-high)”고 평가했다.

CIA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작년 8월엔 관계자들에게 “카슈끄지를 해외로 유인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CIA는 정황상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도 이 같은 CIA의 조사결과를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빈 살만 왕세자의 사건 개입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이런 가운데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가) 국제사회로부터의 의심을 불식시키려면 용의자들이 터키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사우디 당국은 앞서 카슈끄지 사건 용의자 1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에 따르면 이번 G20 회의에 참석한 빈 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범죄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 한 사우디를 비난해선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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